K팝 아이돌? 근대5종 세계1위!… 국제연맹 MVP 23세 전웅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올해 월드컵-아시아경기 우승
“리우 19위… 도쿄선 반드시 메달”

전웅태가 이달 중순 키프로스에서 국제근대5종경기연맹 70주년 총회 기간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선수상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전웅태가 이달 중순 키프로스에서 국제근대5종경기연맹 70주년 총회 기간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선수상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부터 생각했어요. 왕관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여전히 얼떨떨한 듯 들렸다. 한국 근대5종의 간판 전웅태(23)는 최근 국내 선수 최초로 국제근대5종경기연맹(UIPM)의 최고 선수상(남자 시니어 부문)을 수상했다. 5월 UIPM 3차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8월 아시아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육상과 사격의 복합 종목인 레이저런을 비롯해 승마, 사격, 펜싱을 소화하는 근대5종은 국내에선 불모지로 불린다.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등록 선수는 468명이 전부다. 비인기 종목으로 불리는 펜싱(1682명)의 3분의 1도 안된다. 전웅태는 “한국 근대5종 발전의 발판이 되고 싶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해서 같은 상을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곱상한 외모의 전웅태는 이달 중순 키프로스에서 열린 시상식(국제연맹 70주년 총회)에서 연맹 관계자에게 케이팝 가수가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스타성이 있다는 평가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올 시즌 전웅태가 승마, 펜싱, 레이저런(육상과 사격의 복합 종목) 경기를 하는 모습. 이 외에 수영도 한다. 국제근대5종경기연맹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올 시즌 전웅태가 승마, 펜싱, 레이저런(육상과 사격의 복합 종목) 경기를 하는 모습. 이 외에 수영도 한다. 국제근대5종경기연맹 제공
올해 성장세는 향상된 경기 운영 능력 덕분이다. “전에는 해보겠다는 생각만 강했다면 요새는 경기 중간 상황에 따라 빠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 경험의 중요성을 매번 깨닫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수영으로 운동을 시작한 전웅태는 서울체육중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근대5종의 길을 걸었다.

아시아경기 금메달도 좋은 자극이 됐다. 전웅태는 “부모님이 해외까지 응원을 오신 건 처음이었는데 사람들이 부모님께 축하를 건네는 걸 보고 좋은 자극이 됐다. 월드컵에 아시아경기까지 미션 하나를 더 완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은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이다. 국내 근대5종의 도약을 위해서도 반드시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야 한다는 각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9위를 했던 전웅태는 “리우 때 하룻강아지 실력으로 금메달 따겠다고 했던 걸 생각하면 부끄럽다. 도쿄에서는 능구렁이 같은 실력으로 확실하게 메달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보통 근대5종 선수의 전성기로 꼽히는 20대 후반∼30대 초반보다 한참 젊다는 것도 전웅태의 무기다. 도쿄 올림픽에선 25세가 되는 전웅태는 이달 말부터 2주간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새 시즌이 벌써 시작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근대5종#전웅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