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수도 강화도 역사를 한눈에 감상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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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고려왕릉전’ 개최… 12월 9일까지 다양한 유물 전시
강화도 대몽항쟁 기간에 꽃피운 찬란한 왕실문화 살펴볼 수 있어

인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을 찾은 관람객이 강화도의 고분에서 출토된 청자를 살펴보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을 찾은 관람객이 강화도의 고분에서 출토된 청자를 살펴보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고려가 건국(918년)된 지 1100주년을 맞아 인천시립박물관이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다음 달 9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강도(江都), 고려왕릉전’을 연다. 강도는 고려시대 몽골 침입 때 임시 수도였던 강화도를 말한다. 이 전시회는 남한에서 고려시대 유적을 가장 많이 보유한 강화도의 역사적 중요성과 왕릉문화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1232∼1270년 고려 수도였던 강화도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회는 모두 4부로 나뉜다. 1부 주제는 ‘고려의 도읍’이다. 1232년 몽골의 침입으로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겨야 했던 배경과 과정을 소개한다. 육지가 아닌 바닷길을 통해 강화도에 유입된 다양한 문물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왕릉이 자리하다’를 주제로 한 2부 전시관에서는 몽골 항전을 이끈 고종의 묘인 홍릉(사적 제224호)을 비롯해 강화도의 왕릉 4기의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있다. 한반도에 남아 있는 고려왕릉 60기의 대부분이 북한에 있는데, 고려 왕조가 무너지면서 훼손된 곳이 많다. 조선시대 들어 백성들이 왕릉 주변에서 경작과 벌목을 하는가 하면 다른 무덤을 조성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왕릉을 도굴했고, 러일전쟁(1904∼1905년)을 전후로 극성을 부린다.

3부 ‘고려왕릉이 드러나다’에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4기의 고려왕릉 출토 유물을 전시한다. 왕릉 훼손과 도굴로 인해 발굴조사 당시에 출토된 유물들은 크기가 작아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온전하지 않은 형태지만 각종 장신구는 고려시대 최고 계층의 문화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4부 주제는 ‘고려인이 잠들다’이다. 강도 시기를 전후한 옛날 무덤인 고분을 소개한다. 강화도는 왕릉 말고도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고분이 밀집된 지역이다. 확인된 고분만 대략 300여 기에 이른다. 아직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고분이 더 많지만 인천시립박물관이 발굴한 창후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 일부를 볼 수 있다.

모든 전시공간을 관람하면 강화도가 고려의 일시적인 피란처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개경을 대신한 수도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왕릉이 고려의 문화적 역량과 국력이 집결된 문화유산이라는 의미도 체험하게 된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고려가 대몽항쟁을 힘겹게 이어가면서도 강화도에 꽃피운 찬란한 왕실문화를 살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화도에는 옛날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마니산이나 고인돌과 같은 선사시대 유적지가 있다. 신미양요 때 군사기지인 광성보와 덕진진, 초지진과 같이 조선시대 외세와 열강에 맞서 싸운 호국 유적지가 많아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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