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여성의 첫 가방’ 디자이너 떠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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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 유명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케이트 스페이드 핸드백을 산다는 것은 미국 여성들에겐 성인이 된다는 의식과 같았다.”(뉴욕타임스)

실용적이면서도 발랄한 디자인으로 ‘성인 여성들의 첫 가방’으로 사랑을 받아온 미국의 유명 핸드백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의 창립자인 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가 5일(현지 시간) 미 뉴욕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55세. 뉴욕경찰(NYPD)은 “초기 조사 결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962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난 스페이드는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언론학을 공부한 뒤 뉴욕에서 마드무아젤 잡지의 어시스턴트 패션 에디터로 일했다. 그는 당시 시대를 풍미하던 요란한 장식이 가득한 핸드백에 불만을 느꼈다. 남편 앤디 스페이드와 멕시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중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가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놓던 그에게 남편은 “핸드백 회사를 차려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 직후 스페이드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의 길에 나섰다.

스페이드 부부가 1993년 설립한 핸드백·액세서리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은 눈에 띄는 색감과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금세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첫 패션쇼 이후 스페이드는 가방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안감에 붙어 있던 금속 사각형 브랜드 라벨을 가방 밖에다 붙였는데 이는 브랜드의 상징이 됐다. 100∼400달러(약 10만7000∼42만8000원)의 가격대에 판매돼 고가의 명품 가방을 사기엔 부담을 느꼈던 10대 후반∼20대 중반 여성들에게 ‘첫 핸드백’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스페이드 부부는 브랜드가 한창 잘나가던 1999년 지분의 56%, 2006년엔 나머지 지분 44%를 고급 백화점 니먼마커스에 팔았다. 2016년에는 남편과 함께 액세서리 브랜드 ‘프랜시스 밸런타인’을 출시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딸인 첼시 클린턴은 이날 트위터에 “대학생 때 할머니가 나에게 첫 케이트 스페이드 가방을 선물했고 그 가방을 아직도 갖고 있다”고 썼다. 할리우드 배우 리스 위더스푼도 트위터에 “훌륭하고 재능 있는 여성이었던 그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며 추모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케이트 스페이드#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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