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흙’에서 삶 꿈꾸고 이룬지 40년… 황토벽돌의 가치 일깨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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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 있는 5만5000평 부지의 ㈜삼한C1 공장 전경.
경북 예천에 있는 5만5000평 부지의 ㈜삼한C1 공장 전경.
선진국 중에서도 황토벽돌집을 선호하는 나라들이 많다. 흙을 소재로 벽돌을 구워 쓰는 문화가 이어져오고 있는 네덜란드는 건물의 마감재와 사람이 다니는 길의 포장재로 대부분 황토벽돌을 쓴다. 사람에게 무엇이 가장 친숙한 소재인지 고민했기 때문이다.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이 이어진 모습은 네덜란드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미국 뉴욕이나 호주, 유럽 등에서도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황토벽돌로 지어진 건물과 바닥벽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흔히 집을 지을 때 쓸 수 있는 소재는 수만 가지에 이른다. 많은 이들이 황토벽돌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부터 쾌적함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진국일수록 벽돌의 내구성과 친환경성이라는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반면 국내에선 황토라는 탁월한 원료 기반을 갖추고서도 친환경 자재인 황토벽돌의 가치를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흙 100% 사용… 친환경 황토벽돌
삼한C1 황토벽돌로 시공한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범어대성당.
삼한C1 황토벽돌로 시공한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범어대성당.

국내서도 선진국과 같은 친환경 황토벽돌 건축문화로 나아가려는 업체가 바로 ㈜삼한C1이다. 한삼화 회장은 “흙은 만물을 품었다가 생명을 다하면 흙으로 돌아가 또 다시 새 생명으로 태어나는 생명의 근원이다”라고 말했다. 흙의 가치는 다시 소생하고 돌아가는 친환경의 가치를 대변한다. 황토벽돌이야말로 환경의 가치를 그대로 보존하고 생태도시를 만드는 근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한C1의 생산과정은 자연의 3요소인 흙, 물, 불의 조화로 친환경, 친자연적으로 이뤄진다.

삼한C1은 1978년에 설립해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황토벽돌 제조 기업이다. 대구에 본사를 두고, 경북 예천의 5만5000평 부지에 최고의 기계설비업체인 이탈리아 모란도사와 독일 링글사의 자동화 설비를 갖춰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3D업종에 최첨단 컴퓨터 통합 자동화 시스템을 접목시켜 점토벽돌 업계의 난제인 다양한 사이즈와 색상, 고강도, 크랙 방지 등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설립 이래 조달청우수제품, 국제품질보증규격 ISO, K마크, 성능인증, 녹색기술인증 등 수많은 품질 인증과 더불어 조달청 ‘품질보증조달물품(자가품질보증제도 A등급 1호)’으로 선정되었다.

사람을 위한 황토벽돌, 생산에 온 정성을 다해
자동화 설비로 철저한 품질 관리를 거쳐 생산되는 황토벽돌.
자동화 설비로 철저한 품질 관리를 거쳐 생산되는 황토벽돌.

1단계 제토공정은 흙을 분쇄, 배합, 믹스하여 점력을 높여주고 3주 이상 숙성하는 공정으로 품질 고급화의 기초가 된다. 2단계 성형은 원료를 초고압으로 압출시켜 다단절단기가 정확한 사이즈로 잘라주는 공정으로 황토벽돌의 품질을 결정한다. 3단계 건조공정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 자동 조절 시스템으로 수분을 2%까지 제거한다. 4단계 소성공정은 최종 완제품을 만드는 구간으로 서서히 온도를 높여 최고온도 1300도의 소성대를 지나면서 제품의 아주 중요한 강도, 색상, 흡수율 등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5단계 포장공정에서는 로봇에 의해 자동으로 포장되어 출하 준비를 마친다.

한국산업규격(KS)의 건축용벽돌(190×90×57㎜) 사이즈 오차범위는 ±5㎜인데 삼한C1은 ±1㎜의 오차만 허용한다. 사이즈 오차에 따라 제품의 색상, 강도, 내구성, 흡수율 그리고 시공효율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처럼 깐깐한 기준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회장은 “사람을 속이고 품질이 떨어지는 벽돌을 생산하는 업체들 때문에 업계가 혼탁해진다. 국내 낮은 품질규격 또한 바닥벽돌 시장에 많은 하자를 초래하여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벽돌 발전을 위해선 엄격한 품질 인증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조합의 바닥벽돌 단체표준은 미국 기준만큼으로 만들어야 하고 플라이애시(연탄재)와 발수제는 환경오염과 내구성 문제로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품질로 신뢰받을 수 있는 명품 벽돌이 나온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한삼화 회장 인터뷰, “흙-벽돌에 대한 소신 확고… 100년 기업 도약”
삼한C1 한삼화 회장을 아는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그의 열정은 남다른 구석이 있다고 말한다. 한 회장은 프로정신으로 벽돌에 대한 애정과 일념을 강조하고 있다. 공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제조공정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는 국내서 벽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고 소득 또한 불확실한데도 벽돌 설비에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흙으로 만든 제품이야 말로 지구상에서 인간에게 가장 좋은 재료”라는 남다른 그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품질관리 또한 국내외 표준을 좌우할 정도로 엄격하다. 건축용 벽돌의 경우 현재 압축강도 250kgf/cm² 이상을 KS표준으로 정하고 있지만, 삼한C1은 350kgf/cm² 이상 제품만 생산한다. 내구연한으로 500년 이상이다.

바닥용 벽돌의 경우 벽돌조합 단체표준은 압축강도 306kgf/cm² 이상을 기준으로 두며, 대다수 점토벽돌업체는 제품 생산에 플라이애시(연탄재)를 사용하고 발수제 처리를 한다. 이로 인해 시공현장에서는 얼룩, 동해, 깨어짐, 모서리 파손, 환경오염 발생 등 많은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삼한C1은 흙을 100% 사용해 압축강도 700kgf/cm² 이상의 세계 최고 품질의 황토바닥벽돌만을 생산한다. 미국 품질기준 ASTM 규격(562.8kgf/cm²)보다 훨씬 강화된 품질이다. 정상 시공 시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으며 깨어짐, 모서리 파손, 동해 등 하자에 안전하다.

한 회장은 반드시 100% 황토 소재 벽돌만 고집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회장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다는 기본을 가장 잘 지킨다는 점이 실제 사용자에게 가장 큰 이익이다”라고 강조한다. 여기에 천연습도 조절, 원적외선 방출, 각종 악취도 흡착 분해하며 항균성이 뛰어나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우수한 일사반사율로 도시 열섬화를 완화시켜 보행자의 더위를 덜어주고 냉·난방의 부하를 줄여 건물의 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한다.

삼한C1은 향후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글로벌 기업은 가업을 이어 노하우를 쌓아가는 기업”이라며 “‘가자! 100년 기업도약!’이란 구호를 걸고 2세 경영자인 차세대 CEO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가업을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중소벤처기업#중소기업#삼한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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