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으로 황금기 일군 獨 뢰프 “2연패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F조 사령탑의 전략
콜롬비아 출신 멕시코 오소리오, 전술 변화 능수능란 ‘카멜레온’
이탈리아 울린 스웨덴 안데르손, ‘선수비 후공격’ 역습축구 신봉

“2연패가 목표다. 조별 예선은 타이틀 방어를 위한 발판으로 만들 것이다.”

왕관을 써본 자의 각오는 남달랐다. 지난해 말 조 추첨식이 끝난 직후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요하임 뢰프 감독(58)의 인터뷰에는 F조 상대국들을 주눅 들게 할 정도로 자신감 가득한 내용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뢰프 감독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각국 감독 중 유일하게 월드컵 정상을 밟아본 우승 유경험자다.

조별 예선전에서 신태용호가 상대할 독일의 수장 뢰프는 현역 최고 사령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선수 시절만 해도 그는 무명에 가까웠다. 1978년 당시 독일 2부 리그(프라이부르크)에서 데뷔해 1995년 은퇴할 때까지 여러 팀을 전전하는 신세였다.

뢰프가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전술 운용 능력과 리더십이 빛을 발하면서부터였다. 은퇴 직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었던 뢰프는 200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 아래 수석코치로 일하며 흑인 출신 수비수 제롬 보아텡(30)을 발탁하는 등 전술과 인력 운용 등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도했다.

2006년 대표팀 감독의 자리에 오른 이후부터는 상대 팀에 맞는 변칙 전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독일 선수단 전체를 하나로 묶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통일 이후 독일에 첫 월드컵 우승을 안기는 등 2010년대 독일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성공 신화의 밑바탕이 된 그의 지도력은 이번 대회에서 신태용호에게 가장 섬뜩한 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수장은 ‘지피지기’ 정신이 투철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57·콜롬비아). 25세에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미국을 거쳐 잉글랜드에서 축구 과학을 공부하며 지도자의 꿈을 키웠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2001∼2006년)에서 코치를 맡아 경력을 쌓은 뒤 자국 콜롬비아 1부 리그 팀(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을 맡아 2014∼2015시즌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상대 팀 전지훈련장에 코치를 자주 보내 전력을 분석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전술 변화를 즐기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멕시코가 이번 월드컵 북중미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그의 지도력에 좋은 평가가 달리고 있다. 다만 주전 수비수 카를로스 살세도를 비롯해 대표팀 주전 선수 여럿이 부상을 당한 것이 그의 주요 골칫거리로 거론된다.

‘선수비 후공격’의 역습 축구를 즐겨 쓰는 스웨덴의 얀네 안데르손 감독(56)은 자국 리그(알스벤스칸)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꺾고 본선에 올라 이번 대회 ‘복병’으로 언급된다. 현지 언론들은 ‘유로 2016’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최근 복귀 의사를 밝힌 슈퍼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갤럭시)의 대표팀 선출 여부를 그의 주된 고민거리라고 보도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요하임 뢰프#카를로스 오소리오#얀네 안데르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