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 ABT 수석무용수 “한국 부모들 입상성적을 더 많이 따져… 대회 참가 경험의 가치 무엇보다 소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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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레 꿈나무 50명 이끌고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본선 참가

서희재단을 통해 발레 꿈나무 육성 사업을 하고 있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 서희 씨.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서희재단을 통해 발레 꿈나무 육성 사업을 하고 있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 서희 씨.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한국 학부모들은 콩쿠르 참가 경험보다 입상 성적을 더 많이 따져요. 하지만 경험의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아이들의 생각을 바꿔 주니까요.”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만난 세계적 발레무용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아시아인 최초 수석무용수 서희 씨(32)는 “발레를 좋아하는 한국 아이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2016년 서희재단을 만들고 발레 꿈나무 육성 사업을 시작했다.

서 씨는 “외국에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를 갖게 된 게 발레리나의 꿈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화예중 1학년 때 홀로 미국 워싱턴으로 발레 유학을 왔다. 낯선 곳에서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유학 생활은 쉽지 않았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보내 콩쿠르 정보를 알아보고 홀로 호텔에 묵으며 콩쿠르에 나가 경험을 쌓고 이름을 알려나갔다. 서희재단이 2016년 ‘발레 꿈나무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예선을 서울에 유치한 건 후배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서울 예선을 거쳐 13∼20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YAGP 본선에 참가한 한국 학생들은 모두 50명. 지난해 15명에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는 “한국 학생과 선생님들의 실력을 대회 주최 측이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쑥쑥 성장하는 후배들을 보는 게 발레만큼 매력적”이라고 웃었다.

올해는 클래식 파드되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한 이상민 씨(20)와 박선미 씨(19·여·이상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한국 학생 10명이 입상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특별상인 최우수학교상을 탔다.

파드되 부문 1등상과 특별상인 댄스매거진상을 탄 이 씨는 “갈라 공연에서 말로만 듣던 선배들과 직접 무대에 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전 세계의 유명 무용수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서희재단#발레#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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