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고진영, LPGA 뒤엎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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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14언더 나흘내내 선두… 데뷔전 우승은 67년 만에 처음
‘무서운 10대’ 최혜진 3타 차 눌러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에서 67년 만에 공식 데뷔전 정상에 오른 고진영이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갤럭시아SM 제공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에서 67년 만에 공식 데뷔전 정상에 오른 고진영이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갤럭시아SM 제공
승리를 확정짓는 1.5m 챔피언 파 퍼트를 성공시킨 그는 하늘을 향해 입맞춤을 날렸다. 멀리 한국에 있는 가족과 팬들을 향한 이례적인 세리머니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67년 만에 데뷔전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23)이었다.

고진영은 18일 호주 애들레이드 쿠용가CC(파72)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출전해 우승하며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따낸 고진영은 1951년 이스턴오픈의 베벌리 핸슨(미국) 이후 사상 두 번째로 공식 데뷔전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 원).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한 고진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다가 초청선수로 참가한 무서운 10대 최혜진(19·롯데)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리는 등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질주한 끝에 정상에 오르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신지애 최혜진 조정민 등 선후배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은 고진영은 “데뷔전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 언젠가 기록이 깨지겠지만 67년 만이라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지금 설 연휴인데도 한국에 계신 아빠한테 세배를 못 했는데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박세리 박인비 박성현 등 한국 선배 가운데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쾌거를 이룬 고진영은 이번 시즌 LPGA투어 신인왕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2014년 KLPGA투어 데뷔 후 통산 8승을 거둔 고진영이 LPGA투어 루키 시즌부터 돌풍을 예고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다 타이인 시즌 15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은 올 한 해 최다승 기록 경신 기대감을 키우게 됐다.

지난달 10일부터 뉴질랜드에서 어머니, 매니저, KLPGA투어 선배 조정민과 함께 훈련한 고진영은 100야드 이내의 쇼트게임을 가다듬는 데 주력한 효과를 봤다. 국내 투어에서 호흡을 맞췄던 호주 출신 캐디 딘 허든의 세세한 도움도 이번 우승에 큰 힘이 됐다.

고진영은 전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정(성남시청)과 같은 매니지먼트 업체(갤럭시아SM) 소속이다. 고진영은 “어젯밤에 인터넷으로 금메달 소식을 전해 들었다. 좋은 기운을 건네받은 것 같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니 많은 선수가 금메달을 따기를 바란다. 올림픽이 끝나고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KLPGA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최혜진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LPGA투어 준우승을 기록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 여자프로골프 투어#고진영 우승#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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