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아직 사회 각계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전경련의 변화와 혁신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일자리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이라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돌파구 만들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는 주요 회원 기업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제57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허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전경련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최순실 사태에서 ‘대기업 로비창구’로 낙인찍힌 전경련은 지난해 회장단회의, 사회협력회계와 관련 부서를 모두 폐지했다. 허 회장은 “조직원들은 고통을 감수하며 사무국 인력과 예산을 절반 이상 줄이고 임금도 30%가량 삭감했다”고 덧붙였다.
삼성 등 주요 회원 기업들이 탈퇴한 뒤 재정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전경련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후원금 모금에도 앞장섰고 각종 일자리 사업으로 문재인 정부에도 힘을 보탰다. 허 회장은 “소득격차 등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미국, 일본, 호주 등에서 민간 외교도 최선을 다해 수행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기업연합회’로의 명칭 변경 작업은 중단됐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전경련의 반성을 요구했다. 허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전경련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전경련은 올해 역점 사업으로 △벤처 활성화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민간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민간특별위원회 구성 △저출산 대응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경제계 미션단 파견 등 신(新)시장 개척 △남북교류 재개 대비 경제계 대응방안 마련과 통일경제 기반 조성을 선정했다. 대부분 현 정부의 공약, 또는 최근 정책과 연관된 것들이다. 허 회장은 “우리 경제의 핵심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정부에 보조를 맞추려는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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