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이종욱 부회장 “R&D 늘려 글로벌 50위 제약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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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이종욱 부회장 인터뷰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서울대 약학 박사 출신으로 국내 제약업계에서 손꼽히는 제약 연구개발(R&D) 전문가다. 이 
부회장은 1일 인터뷰에서 “2020년 글로벌 50위 제약사 진입을 목표로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서울대 약학 박사 출신으로 국내 제약업계에서 손꼽히는 제약 연구개발(R&D) 전문가다. 이 부회장은 1일 인터뷰에서 “2020년 글로벌 50위 제약사 진입을 목표로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인구 800만 명이 사는 스위스에 세계 1위(로슈), 3위(노바티스) 제약업체가 있습니다. 두 회사의 연간 매출만 약 110조 원입니다. 한국 제약 산업도 신약을 들고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제약과 바이오가 한국의 미래 먹을거리이기 때문입니다.”

1일 서울 강남 봉은사로 대웅제약 본사에 있는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69) 집무실 벽은 전 세계 제약회사와 연구소 파트너들과 찍은 사진 액자들로 가득했다. 이 부회장은 2006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12년간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면서 만난 인연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대웅제약의 경영 실적은 매출 7234억 원, 영업이익 305억 원으로 2016년 대비 각각 12%, 108% 급증했다. 대웅제약은 2020년에는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일으키겠다는 ‘글로벌 비전 2020’ 전략을 세우고 최근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게 대웅제약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신약 개발 계획 등을 들어봤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성과가 좋았다. 비결이 있나.

“우리가 영업을 잘한다. 좋지 않은 약을 좋다고 파는 것은 죄다. 하지만 좋은 약을 고객에게 제대로 못 알리는 것은 바보다. 고객들이 최대한 쉽게 이해하도록 현장 영업사원들에게 우리 제품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라고 강조한다. 매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에서도 제품 교육은 꼭 하고 있다. 반면 불법 리베이트 같은 정도를 벗어난 영업행위는 절대 하지 말라고 한다.”

―글로벌 진출을 화두로 삼았다. 하지만 제약 분야는 미국, 유럽이 주도하는 시장 아닌가. 신약 개발 경쟁력이 있나.

“세계 제약 시장은 약 1200조 원 시장 규모로 미국과 유럽 일본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복제약만으로는 글로벌 제약기업이 될 수 없다. 글로벌 제약기업이 된다는 것은 독자 개발한 신약을 바탕으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10년 전부터 세계적 신약 개발을 위해 매년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15년 999억 원, 2016년 1080억 원 등 매출액의 14%가량을 제약 R&D에 투자했다. 2020년 글로벌 50위 제약사 진입을 목표로 한국 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 연구소에서 R&D를 진행하고 있다.”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가 있는가.

“지난해는 선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한 해였다. 한국 복제약 최초로 항생제 ‘메로페넴’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나보타’는 미국과 유럽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고 지난해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나보타 제2공장 실사도 끝냈다. 보완사항 대응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어서 올해 하반기(7∼12월) 중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차세대 항궤양제 신약은 임상 2상에 진입했고 PRS 항섬유화제는 전 임상시험을 진행한 상태다. 올해는 ‘삶의 질 향상을 선도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 비전을 바탕으로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열사인 대웅바이오가 종근당의 글리아티린 대조약(복제약 효능 검증의 비교 기준이 되는 의약품) 선정에 행정심판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른바 ‘대조약 전쟁’(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웅제약의 글리아티린을 대조약 목록에서 지우고 종근당 글리아티린을 새로 선정하면서 발화)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입장이 뭔가.

“대조약 선정 시에는 원료약품 종류 및 분량, 제조방법, 제조소의 변경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글리아티린은 대웅제약의 대조약 지위를 승계하지 않은 채로 기존 복제약으로 허가받은 종근당 제품이 대조약으로 지정됐다. 대웅제약으로부터 품목양도양수 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기술 이전을 진행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기술 이전을 통해 제조공정의 변화가 생길 경우 가장 명확한 품질 비교가 가능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원개발사 품목’이라는 이유로 대조약으로 지정됐다. 결국 함몰, 붕괴 등 제품 품질 이슈가 발생하며 정부 당국으로부터 제품 회수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식약처가 고시한 대조약 선정 기준 항목 중에 ‘원개발사’라는 용어가 있는데 개념이 모호한 편이다. 더 정확한 표현으로 개정해 대조약 선정 과정에서 혼선을 줄일 필요가 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박은서 기자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약력

△1971 서울대 약학대학 졸업 △1983 서울대 대학원 약학박사(약리학) △1974∼2003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2003∼2006 ㈜유한화학 대표이사 사장 △2002∼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06∼현재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부회장) △2009∼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경영정책자문위원 △2015∼현재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주요연구실적 학술논문 약 50편, 특허등록 70여 건
#대웅제약#이종욱#r&d#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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