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영웅들도 ‘포항 지진’에 당혹? ‘꾼’ 어부지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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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한 ‘저스티스 리그’… 수능 특수 1주일 밀려
22일 ‘꾼’ 29일 ‘반드시 잡는다’ 등… 도전장 던진 한국영화 내심 기대

(왼쪽부터) ‘저스티스 리그’, ‘꾼’, ‘반드시 잡는다’
(왼쪽부터) ‘저스티스 리그’, ‘꾼’, ‘반드시 잡는다’
‘포항 지진’에 배트맨과 원더우먼은 당황했을까?

15일 오후 개봉한 ‘저스티스 리그’(감독 잭 스나이더)는 슈퍼맨이 사라진 틈을 노린 빌런(악당) 스테픈울프를 막기 위해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시 등이 맞서는 이야기다. 원래 대입 수험생들이 16일로 예정됐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딱 좋을 만한 영화. 그러나 15일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돼 이후 흥행을 판가름하는 첫 주말 관객을 모으는 데 ‘수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이 영화 관계자는 “수능을 막 마친 관객층은 분명 흥행에 플러스 요소”라면서도 “개봉 뒤 일주일 동안 난 입소문을 듣고 수험생들이 이 영화를 선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추석과 겨울방학 사이에 놓인 11월은 전통적으로 영화 관람 비수기다. 그러나 영화가에서는 최근 ‘미니 시즌’이 형성됐다고 본다. 지난해 관람객 통계도 같은 비수기인 3, 4월 관객(각각 1127만, 1000만 명)보다 11월 관객(1268만 명)이 많았다.

최근 몇 년간 이 11월을 장악한 건 할리우드 등 외국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통상 외국 영화가 상반기 중 3∼6월의 관람 수요를 이끌고, 7월∼이듬해 2월의 주요 시즌에 한국 대작영화 중심으로 판이 짜인다. 그러나 11월만은 2013년 ‘토르: 다크월드’(관객 304만 명), 2014년 ‘인터스텔라’(1031만 명), 2016년 ‘닥터 스트레인지’(545만 명) 등 외국 영화가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해도 11월 한국 영화 관객이 459만 명(점유율 36.2%)인 데 비해 외국 영화는 809만 명(63.8%)이 봤다.

올해는 11월 1∼15일 외국 영화(51.8%), 한국 영화(48.2%)가 절반씩 관객을 나눈 상황. 지난달 25일 개봉해 한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내주지 않은 ‘토르: 라그나로크’(관객 439만 명)의 빈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팀플레이를 벌이는 DC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저스티스 리그)에게 일주일 간격을 두고 도전장을 내미는 한국 영화는 사기꾼들이 사기꾼을 속이며 팀플레이를 하는 ‘꾼’(감독 장창원)이다. 22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현빈 유지태 등의 캐스팅과 반전 있는 줄거리가 강점이다. 각자 딴생각을 하는 등장인물들의 플레이가 관객들의 두뇌 회전을 빠르게 만들 터.

15일 개봉한 ‘7호실’(감독 이용승)도 볼만한 블랙코미디 영화다. 서울 압구정동의 망해가는 DVD방을 배경으로 점점 인생이 꼬여가는 주인(신하균)과 알바생(도경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월세를 못 내는 상가 세입자와 빚에 내몰린 청년, 두 밑바닥 인생끼리 물어뜯는 모습이 ‘웃픈’ 영화다.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도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30년 전 미제 사건과 같은 수법의 살인이 시작되자 동네 터줏대감(백윤식)과 전직 형사(성동일)가 의기투합하며 펼쳐지는 스릴러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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