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끊어진 백두대간 충북 구간 잇따라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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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티재 생태축 복원사업’ 마무리…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도 높여

일제강점기 끊어진 백두대간(白頭大幹)과 정맥의 충북 구간이 잇따라 복원돼 생태축 살리기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17일 충북도와 보은군 등에 따르면 보은군 속리산면 갈목리 ‘말티재 생태축 복원사업’이 최근 마무리됐다(사진). 이 사업은 1924년 일제강점기 때 도로가 개설되면서 끊긴 한남금북정맥(보은 속리산∼경기 안성 칠현산) 구간 중 말티재 마루금을 잇는 것. 2015년부터 62억 원이 투입됐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백두대간이 아닌 끊어진 정맥을 복원했다.

복원된 마루금은 3층 복층 터널로 돼 있다. 해발 430m에 있는 관문 1층은 차량이 통행하는 공간이다. 2층은 2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태문화 교육장과 역사·문화·사진 상설 전시관이 있다. 폭 45m, 길이 51m, 높이 8m로 된 3층은 마루금이 끊어지기 전 지형으로 되살려 동물과 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보은군 관계자는 “이곳은 인근 꼬부랑길과 솔향공원, 모노레일 등과 연계해 국립공원 속리산의 관문인 보은을 상징하는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2012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백두대간 단절 구간인 이화령 생태축이 복원됐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도로 공사로 끊어졌던 백두대간 이화령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각서리를 잇는 백두대간의 본줄기 고개이다. 해발 548m로 고개 주위에 배나무가 많아 이화령(梨花嶺)으로 불렸다. 1925년 일제가 만든 도로는 1998년 국도 3호선 이화령터널과 2004년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통행량이 꽤 많았다.

하지만 환경 훼손과 생태 파괴를 불러온 요인이 되기도 했다. 산림청은 이화령을 시작으로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 계획을 마련해 육십령(전북 장수), 벌재(경북 문경), 비조령(경북 상주), 정령치(전북 남원)를 복원했다. 말티재는 여섯 번째 복원지이며 정맥으로는 처음이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진 1400km의 산줄기로 조선 말기 지리학자인 신경준이 ‘산경표(山經表)’에서 체계화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한반도 신작로 추진을 명분으로 곳곳에 도로가 생기면서 훼손됐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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