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중량 확대’ 난색 표하던 美, 北核도발에 긍정적 입장 선회

신진우기자 , 윤상호군사전문기자 입력 2017-07-25 03:00수정 2017-07-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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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탄두 1t으로 확대 추진
北, 지하 수십m 1000개 핵심시설… 500kg급으론 파괴 하는데 한계
정상회담 논의 뒤늦게 알려져… 대북대화 제의한 정부 난감
지난달 23일 충남 태안에서 현무-2C 신형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모습. 현무-2C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무기체계다. 국방부 제공
한미 정상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는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현실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이 표적으로 삼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김정은 지휘소 등 북한의 전략적 핵심 시설은 800∼1000곳인데, 주로 화강암반 지하 수십 m 깊이에 있다. 문제는 현 한미 미사일 지침으로 제한된 사거리 800km의 탄도미사일에 부착되는 500kg급 재래식 탄두로는 북한의 견고한 지하 시설물을 완벽하게 파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군 당국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북한 전역의 지하 표적을 파괴하려면 사거리 800km급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1t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했다. 탄두 중량이 늘어날수록 그 안에 실을 재래식 폭약의 중량은 커지고 파괴력도 높아진다.

다만 탄두 중량을 늘리려면 미사일 지침 개정이 필요하고, 결국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게 발목을 잡았다.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최대 사거리를 기존 300km에서 800km로 늘렸지만 탄두 중량은 500kg을 유지하는 선에서 협상이 타결됐었다.


정부 안팎에선 우리 군의 숙원인 탄두 중량 증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견을 나누고도 이 사실을 밝히지 않다가 이날 언론을 통해 뒤늦게 공개된 배경에 대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북 대화를 제안한 상황에서 지금 나와서는 곤란한 내용인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향후 북한이 핵 실험 등 도발 시 우리 정부가 즉각적으로 내놓을 대응 카드가 소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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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미사일 지침 개정에 대한 원론적 합의에 도달한 것에 대해서는 서로의 이해가 맞은 ‘윈윈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최근 핵·미사일 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한 데다 한미 정상이 만나기 직전 실제 미사일 도발까지 하면서 높아진 긴장감이 지침 개정에 대한 합의로 이끌었을 거란 해석도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사일#한미#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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