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권총 쏘고 과학수사… “경찰 체험 신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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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대상 ‘청소년경찰학교’ 인기
연간 학생 3000여 명 방문해 체험… 프로그램 이수 하면 경찰 흉장 선물
아이들 반응 좋아 하반기 추가 개설… 경찰이 학교 찾아가 교육하기도

경찰 근무복과 방탄조끼를 입은 청소년들이 계양청소년경찰학교에 설치된 사격실에서 경찰관의 지도를 받으며 레이저 권총 사격을 해보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경찰 근무복과 방탄조끼를 입은 청소년들이 계양청소년경찰학교에 설치된 사격실에서 경찰관의 지도를 받으며 레이저 권총 사격을 해보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학교에서 폭력행위를 목격하면 누구에게 가장 먼저 알려야 할까요?”

“담임선생님요.”

5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청소년경찰학교에 효성남초등학교 5, 6학년생 20여 명이 찾아왔다. 학생들은 먼저 인천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의 활동을 알려주는 영상을 본 뒤 청소년학교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해 강사와 질의응답을 했다.

효성남초교 오윤희 교사(40)는 “학생들이 평소에는 경찰관을 무섭고 어려운 존재로 생각했는데 오늘 교육이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 같다”며 “특히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역할극에 참여하면서 폭력이 왜 좋지 않은 것인지를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이 2014년 창립한 청소년경찰학교가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높은 참여와 호응을 얻고 있다. 각 지역 치안센터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쓰이지 않게 된 계양경찰서 작전치안센터와 중부경찰서 도원치안센터를 교사(校舍)로 활용하고 있다. 연간 200여 초중고교에서 학생 3000여 명이 찾고 있다.

청소년경찰학교에 가면 먼저 경찰이 편곡한 ‘하하호호송’을 율동과 함께 배운다. ‘우리 다 함께 웃어 봐요/친구들 모두 하하호호/너와 나 우리 모두 행복한/등굣길 다 함께 만들어요∼.’

노래가 입에 붙을 때쯤 경찰 직업체험이 시작된다. 112 신고가 들어오면 지령을 내려 순찰차와 경찰관이 출동하고, 범인을 붙잡아 연행한 뒤 유치장에 집어넣는 과정을 지켜본다. 모형 유치장에도 들어가 본다. 범인을 제압할 때 사용하는 삼단봉과 수갑을 어떻게 쓰는지도 배운다. 레이저 권총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사격 체험은 학생들에게 인기다. 사격에 앞서 권총을 잡는 방법과 조준선 정렬법을 배우고 사격할 때 유의사항을 듣는다.

최근 더욱 중요해진 과학수사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벽면에 범죄 현장을 재연해 놓고 학생들이 과학수사용 보호복과 안경을 착용하고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를 이용해 지문을 채취하는 실습을 한다. 경찰관 정복과 근무복, 기동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소극장에서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내용의 역할극에 참가한다. 학생들이 가상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어 직접 연기하면서 왜 학교 폭력이 심각한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깨달아 보자는 취지다.

모든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실물보다는 작게 만든 경찰 흉장을 기념품으로 준다.

참가 신청은 계양경찰서(032-551-0168), 중부경찰서(032-773-8549)에 하면 된다. 1회에 20명 이내다. 황정용 인천경찰청 아동청소년계장(39·경정)은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하반기에 옛 남동경찰서 구월치안센터를 청소년경찰학교로 추가 개설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방문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경찰관이 학교를 찾아가 교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계양청소년경찰학교#청소년경찰학교#경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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