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널 다시 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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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박물관 ‘쓰레기…’ 특별전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쓰레기×사용설명서’ 특별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쓰레기×사용설명서’ 특별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973년 미국 애리조나대 인류학과 교수 윌리엄 랫지는 쓰레기 매립장을 발굴해 사람들의 소비 형태를 연구했다. 밥 딜런의 광팬이자 그에 관한 책을 쓴 앨런 웨버먼은 딜런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자신의 행동을 ‘쓰레기학(garbology)’이라고 표현했다. 쓰레기를 분석해 생활사를 복원하는 ‘쓰레기 고고학’이 하나의 학문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런 쓰레기를 주제로 한 ‘쓰레기×사용설명서’ 특별전을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다. 프랑스 국립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MuCEM)과 공동으로 주제를 정해 진행되는 이 전시는 쓰레기의 의미를 다양한 각도로 보여준다.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도 8월 13일까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쓰레기의 이동과 활용사를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는 ‘쓰레기를 만들다’, ‘쓰레기를 처리하다’, ‘쓰레기를 활용하다’ 등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한 사람 또는 4인 가구가 일주일 동안 얼마나 소비하고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지 보여준다. 2부는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2009년 발굴한 ‘서울 성동구 행당동 출토 생활쓰레기 유물’, 3부는 일상에서 쓰레기를 재활용한 생활사 유물이 전시된다.

버려질 뻔했다가 발견된 문화재들도 전시돼 있다. 2004년 폐지 줍는 할머니의 수레에서 발견된 정약용의 ‘하피첩’, 해남 윤씨 종가의 책장 바닥에 깔려 있다가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녹우당의 ‘미인도’ 등이다. 영조의 태실을 지키던 봉지기의 후손이 살던 집의 다락방에서 발견된 ‘영조대왕 태실 석난간 조배의궤’도 전시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립민속박물관#쓰레기×사용설명서#윌리엄 랫지#쓰레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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