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칸에서는]칸의 여인, 칸의 여왕 등극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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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당한 사람들’ 주연 니콜 키드먼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요. 실패나 성공을 하더라도 인생은 일종의 ‘여행’이니까요. 제 아이들이 슬퍼하거나 좌절할 때도 ‘괜찮아, 다 여행이란다’ 하고 가르쳐줘요. 열정과 욕망, 호기심과 끝까지 가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계속 하세요.”

니콜 키드먼(50)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다. 경쟁부문 2편을 포함해 그가 주연한 작품이 영화제에 4편이나 초청받았다.

25일 오전(현지 시간) 열린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기자회견에서 여학교 교장 역으로 주연을 맡은 그는 데뷔한 지 30여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연기하는 게 너무 좋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다”며 웃었다.

영화는 1971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돈 시걸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1864년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버지니아 주의 여학생 기숙학교에 북부군 장교 존(콜린 패럴)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여성 감독인 소피아 코폴라(46)가 연출했고 키드먼을 비롯해 엘 패닝, 커스틴 던스트 등 패럴을 제외한 전부가 여성 배우다. 원작에선 군인의 시각에서 영화가 전개됐지만, 이번 영화는 여성의 시각에서 영화가 펼쳐진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에선 영화의 페미니즘적 성향을 짚는 질문이 쏟아졌다. 키드먼은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주요 영화를 감독한 여성 비율이 4.2%에 불과하다”며 “여성으로서 여성 감독들을 지지해야 한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다들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할리우드에서 여성 감독 수를 늘리기 위해 18개월마다 한 번씩 여성 감독과 작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쟁부문에서만 2편의 영화에 출연한 만큼 여우주연상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제겐 이 축제에 온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한 편의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이 애를 썼고, 그렇기 때문에 지는 사람도, 패배한 영화도 있을 수 없다”며 겸손해했다.

실제 그는 모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사진을 찍어 달라’는 요청을 경호원들이 제지하자 오히려 ‘괜찮다, 찍어주겠다’며 흔쾌히 여러 명과 ‘셀카’를 찍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키드먼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듯 이날 기자회견장엔 200여 명의 기자가 몰려들었다. “너무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고 있으니 한 명당 질문 하나씩만 빠르게 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칸=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니콜 키드먼#칸의 여왕#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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