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주희정…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6일 05시 45분


남자프로농구의 레전드 주희정이 20년간의 프로선수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주희정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한계를 극복해온 모범선수였다. 스포츠동아DB
남자프로농구의 레전드 주희정이 20년간의 프로선수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주희정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한계를 극복해온 모범선수였다. 스포츠동아DB
■ 통산 1029경기·득점 8564점·어시스트 5381개·가로채기 1505개…

KBL 마지막 원년 멤버 주희정 은퇴

재능보다 노력으로 부족함 채운 성실한 선수
정규리그 20시즌 동안 ‘위대한 대기록’ 세워
주희정 “네 아이 아빠로 살며 제2인생 설계”


베테랑 포인트가드 주희정(40·181cm)이 20년간의 프로선수생활을 마감한다.

2016∼2017시즌을 끝으로 삼성과 계약기간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희정이 은퇴를 결심했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프로에 뛰어든 그는 1997∼1998시즌 데뷔 이후 20시즌 동안 KBL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KBL 원년이었던 1997시즌에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연습생 신분으로 팀과 함께해 사실상 원년 멤버나 다름없다.

주희정은 20시즌 동안 정규리그 1029경기에 출전해 평균 30분28초를 뛰며 8.32점·3.3리바운드·5.2어시스트·1.5가로채기 등의 기록을 남겼다. 챔피언 결정전 3차례를 포함해 플레이오프(PO) 무대에서도 총 81경기를 뛰었다. 2000∼2001시즌에는 삼성을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PO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2008∼2009 시즌 정규리그 MVP, 1997∼1998시즌 신인상, 2013∼2014시즌 우수후보상, 2015∼2016시즌 이성구 기념상(모범선수상) 등도 수상했다. 시즌 베스트5로는 4차례, 수비5걸로는 3차례 뽑혔다.

1997~1998 프로농구 신인왕과 스틸상을 수상했던 주희정. 사진제공|KBL
1997~1998 프로농구 신인왕과 스틸상을 수상했던 주희정. 사진제공|KBL

주희정은 KBL 통산 기록에서 출전경기(1029 경기), 어시스트(5381개), 가로채기(1505개) 등에서 1위에 올라있다. 통산 득점(8564점)과 리바운드(3439개)에선 5위이며, 3점슛 성공 부문에서도 1152개로 2위다.

주희정은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성실한 선수였다. 프로 데뷔 초반에는 ‘슛이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개인훈련을 통해 극복했다. 30대 중반부터 식스맨 역할을 주로 맡아 출전시간이 줄어들자, 띠동갑 후배들과 야간훈련을 하며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고, PO 같은 큰 경기에서 이름값을 했다. 삼성이 2016∼2017시즌 6강 PO부터 챔프전까지 오르는 과정에서도 불혹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주희정. 사진제공|KBL
주희정. 사진제공|KBL

주희정은 15일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고 은퇴를 선언하려고 했는데,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변에선 1∼2년 더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지만, 생각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으로 돌아와 은퇴하게 된 것도 뜻 깊다. 당분간은 농구를 떠나 네 아이의 아빠로 살면서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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