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휴대전화 통화 용납못해” 한국 33%에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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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시즌2]교통硏, 벨기에硏과 25개국 조사

한국의 도로이용자는 교통 선진국에 비해 졸음운전과 음주운전, 휴대전화 사용 등 이른바 ‘반칙운전’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주요 25개국 중 한국인이 교통법규 위반을 관대하게 보는 비율이 최상위권이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벨기에도로안전연구소(BRSI)와 함께 세계 주요 25개국의 도로이용자 교통안전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5개국 교통안전 연구기관이 함께 교통안전 설문조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문조사는 국가별로 도로이용자(차량 운전자, 차량 탑승자, 보행자, 자전거·오토바이 운전자) 1000명씩 총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 운전 중 위험행동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운전 중 유아용 카시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37%로 25개국 중 가장 낮았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33%, 졸음운전은 54%만 용납하지 않는다고 답해 각각 21위, 19위였다. 그나마 용납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던 음주운전(68%)도 조사 대상 국가 평균(71%)에도 미치지 못했고 20위에 그쳤다.

교통법규 위반에 관대하다 보니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도 많았다. 2015년 한국의 위반유형별 교통사고 사망자 비중을 살펴보면 휴대전화 사용, 졸음운전 등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안전운전 불이행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68.5%였다. 이 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2.6%에 이른다.

반면 교통사고 경험은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모든 조사 대상 그룹에서 25개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도로를 얼마나 안전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25개국 평균(10점 만점에 6.4점)과 0.5점 정도 차이에 그쳤다. 이는 한국 도로이용자들이 실제 교통사고 경험에 비해 그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걸 말한다.

2015년 기준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0.1명으로 25개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였다. 특히 인구 10만 명당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5.2명으로 아일랜드를 제외한 24개국 중 가장 많았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교통빅데이터연구소장은 “도로이용자의 안전의식 개선을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교통안전 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공공 주도의 캠페인과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정성택 기자
#교통사고#운전#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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