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표 ‘스마트 워킹’… LG전자 변화 신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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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 취임후 조직문화 개선 앞장

17일 LG전자 조성진 부회장(61)은 청바지 차림으로 출근했다. 해외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전시회를 방문할 때면 가끔 청바지를 입기도 했지만, 청바지를 입고 출근을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은 LG전자가 도입한 ‘캐주얼 데이’ 첫날. 조 부회장이 취임 후 꾸준히 강조해 온 ‘스마트 워킹(Samrt Working) 문화’ 정착을 위해 시행한 제도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는 청바지에 가죽 잠바로 맵시를 뽐낸 전무급 임원부터 굽 높은 롱부츠를 신은 사원까지 각각 개성이 묻어난 옷차림으로 출근한 임직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 부회장이 LG전자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과 마무리를 위한 금요일부터 변화를 시작한다. LG전자는 캐주얼 데이 도입 외에 27일부터 매주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한다.

조 부회장이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이기는 조직문화(Winning Spirit) 내재화 및 스마트 워킹 문화 정착’이란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한 데 따른 첫 번째 조치다. 조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 “일을 위한 일, 효율보단 형식을 갖춘 문화를 없애보자”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재계 여느 조직처럼 LG전자도 월요일 오전마다 굵직한 회의가 많았다. 이 때문에 임직원들은 주말에도 회의 준비에 시간을 쏟거나 순번을 정해 주말 출근을 하는 경우도 잦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월요일 오전 회의 때문에 주말에도 제대로 쉴 수가 없고, 출근이 꺼려지는 ‘월요병’이 심해져 일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월요일 회의 없는 날 도입으로 임직원들이 일주일 동안 해야 할 일을 짚어보거나 주요 계획을 짜는 데 월요일 오전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캐주얼 데이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조직문화로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금까지 일부 사업장 단위로 캐주얼 복장 근무가 가능하긴 했지만 LG트윈타워 본사 조직까지 포함해 전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불필요한 격식들은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조성진표 스마트 워킹 문화’ 도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30분 정시에 퇴근하는 ‘가정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한 달에 하루는 팀장들에게 휴가를 가도록 권고해 ‘팀장 없는 날’로 만들고 있다. 팀장들부터 먼저 휴가를 써 팀원들도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조성진#lg전자#스마트 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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