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늘어선 줄… 소방관까지 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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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XSW 페스티벌 ‘K팝의 밤’

17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에서 진행된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뮤직 페스티벌 중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K팝의 밤(K-pop Night Out)’ 행사에서 노브레인이 열창을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17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에서 진행된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뮤직 페스티벌 중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K팝의 밤(K-pop Night Out)’ 행사에서 노브레인이 열창을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여기 무슨 일이죠? 위험합니다. 관객들을 빨리 들여보내세요.”

17일 오후 8시경(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내 클럽 벨몬트 앞에 시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건물을 완전히 둘러싸고 늘어선 수백 명의 입장 대기 줄 때문이었다.

13∼19일 열린 세계 최대 음악 박람회인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뮤직 페스티벌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케이팝의 밤(K-pop Night Out)’ 행사였다. 100여 개의 공연장에서 2200여 팀이 공연하는 이 축제에서 작은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지만 케이팝의 밤만큼 큰일 난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는 일은 좀처럼 없다. 1200명 수용이 가능한 공연장에 시작 시간인 오후 7시 이미 2000명이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진풍경이었다.

2013년 국카스텐, f(x) 등 7팀이 참가하며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그간 행사와 비교해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렸다. 예년보다 두 배 큰 공연장으로 옮긴 지난해 행사와 비교해도 관객 수가 두 배에 가까웠다.

빅포니, 노브레인, 갤럭시 익스프레스, 드렁큰타이거, 윤미래, 효린, 레드벨벳 등 7팀이 7시간 동안 연 릴레이 공연은 무대마다 여러 인종이 섞인 관객들의 무시무시한 환호를 자아냈다. SXSW에 여러 해 참가하며 이곳 시장을 두드린 록 밴드 노브레인과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미 현지에 고정 팬 집단이 형성됐음을 증명했다.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호롱불’이 나오는 순간 객석 분위기는 제자리에서 점프하고 소리치는 관객들 덕에 소방관을 다시 불러야 할 것처럼 타올랐다.

이어 드렁큰타이거, 윤미래는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한국 힙합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이들은 박동하는 힙합 비트 위로 쉴 새 없이 추임새를 넣으며 객석을 가만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효린과 레드벨벳이 장식한 피날레에서는 현지 남성 관객들이 대거 무대 앞으로 몰려와 환호하고 노래를 따라 불러 마치 국내 TV 가요 프로그램을 연상케 했다.

SXSW에 네 번째 참가한 갤럭시 익스프레스 멤버들은 “초창기엔 관객들의 시선을 어떻게 잡아둘까 노심초사했는데 이제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스스로 무대를 즐기게 됐다”고 했다. 이 무대로 처음 북미에 진출한 레드벨벳 멤버들은 “우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감정이 격한 해외 관객들을 보고 놀랐다”면서 “좁은 무대이지만 객석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오스틴=임희윤 기자 imi@donga.com
#sxsw 페스티벌#노브레인#드렁큰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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