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참모 권력서열 출렁… 프리버스 ‘넘버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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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빅4’ 영향력 분석
트럼프 취임 한달만에 위상 변화… 프리버스, 플린 낙마 수습 능력발휘
경질설 떨쳐내고 트럼프 신뢰 회복… ‘反이민’ 주도 배넌은 2위로 밀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국정 운영만큼이나 백악관 핵심 참모들의 서열과 권력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의 발언과 참모들의 백악관 내 정책 영향력, TV 출연 횟수 등을 종합 분석해 백악관 참모 ‘빅4’의 최근 위상을 평가했다.

WP에 따르면 한때 경질설이 돌았던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1위로 올라섰다. 프리버스는 14일 WP의 첫 권력 서열 조사에선 4명 중 꼴찌였다. 특히 ‘사실상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주도했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에게 가린 게 컸다.

트럼프가 프리버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것은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으로 낙마한 위기 상황에서 관리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후임으로 임명된 허버트 맥매스터 육군전력통합센터장이 군과 워싱턴의 호평을 받고, 닐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도 우호적인 게 프리버스의 공으로 돌아갔다. WP는 “프리버스 실장이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를 정통파 정치인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백악관에 대한 통제력을 다시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4일 조사에서 1위였던 배넌은 2위로 떨어졌다. 백악관 입성 전 자신이 만들었던 극우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 수석편집자 밀로 야노풀로스의 ‘소아성애 용인’ 발언 논란이 결정타였다. 민주당이 격렬히 반대해 온 배넌의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 배정에 대해 백악관은 “맥매스터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원하면 그를 NSC에서 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주류 언론은 미국인의 적”이라고 한 것에서 볼 수 있듯 배넌은 여전히 트럼프의 사고 체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기사에서 배넌을 “위대한 여론 조작자(Great Manipulator)”라고 비꼬았다.

배넌의 심복이자 브레이트바트의 국가안보 담당 편집자였던 서배스천 고르카 NSC 부보좌관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배넌의 여전한 위세를 짐작하게 한다. WP는 “수시로 배넌에게 보고하는 고르카가 백악관의 외교 이슈 실세로 부상하고 있으며 실제로 대(對)테러 정책 수립과 관련해 트럼프에게 반이슬람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트럼프의 입 역할을 했던 켈리앤 콘웨이 선임고문은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너무 자주 TV에 출연하면서 연거푸 말실수를 한 게 원인이 됐다. 급기야 MSNBC, CNN 방송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콘웨이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기로 했다.

명실상부한 최고 실세로 꼽혔던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은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쿠슈너는 CNN 모회사인 타임워너 게리 긴즈버그 마케팅·홍보담당 부회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CNN 보도에 불만을 표한 게 공개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공직 경험이 전무한 데다 무엇보다 아내인 이방카에게 가려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다른 참모들은 TV에 출연해 트럼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지만, 큐수너는 여전히 언론 접촉을 기피하며 신비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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