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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이윤석의 독서일기]우리는 각자 존재의 이유가 있고,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다

이윤석 방송인
입력 2016-12-16 03:00업데이트 2016-12-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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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홈스 ‘성격’
  ‘걱정도 팔자다’란 말이 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놀릴 때 쓰는 말이다. 현대 과학은 이 문장에서 풍자를 걷어낸 애초의 뜻이 진실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 즉 걱정 역시 타고난 팔자라는 것이다.

 한나 홈스는 ‘성격’(사진)에서 진화론이 우리의 성격을 설명한다고 말한다. 지구가 탄생하고 최초의 생명이 출현했다. 그 후 수십억 년 동안 단 한 번의 단절도 없이 자손 번식에 성공한 끝에 오늘날 너와 내가 존재한다. 생각해 보면 아찔할 정도로 낮은 확률이다. 나의 조상들은 모두, 단 한 명의 실패도 없이 연애에 성공한 것이다. 심지어 미생물이었을 때조차도.

 우리는 살아남은 자의 후손이다. 존재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살아갈 자격과 능력을 타고났다. 모든 성격들은 살아남을 만한 장점을 가졌기에 부모에게서 자녀에게로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 성격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그것 역시 살아가는 데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성격이 더 좋은 성격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양한 성격의 존재 자체가 그 증거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한 전략이 다른 전략보다 성공적이라고 입증되지 않는 한 진화는 모든 성격을 유전자 풀에 보존한다. 어떤 성격도 완벽한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버섯이 있다고 하자. 외향적인 사람은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선다. 먼저 기회를 발견한 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버섯을 먹고 배를 두드릴 수도 있지만 독버섯이라 배탈이 날 수도 있다. 내성적인 사람은 신중히 기다리며 문틈으로 기회를 엿본다. 앞사람이 무사한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스윽 나가서 버섯을 먹는다. 뜻밖의 횡재는 어렵지만 오래 살기 좋다. 개방적인 사람은 문을 열고 세상을 맞이한다. 버섯에 대해 공부하고 관찰하고 그려본다. 학자와 예술가들이다. 버섯과 독버섯을 구별하는 지식을 전수한다. 성실한 사람은 일단 열심히 버섯을 모은다. 재미는 없지만 세상이 돌아가게 해준다. 개미같이 꾸준하다.

 이처럼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 어느 한 가지 성격만 있었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저자의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TV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도 출연자들의 다양한 성격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유재석 옆에는 박명수가 어울리고, 이경규 옆에는 필자가 어울린다. 성격이 달라야 소위 말하는 ‘케미’가 발생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각자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동시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다. 서로 다른 이들이 어우러지는 대한민국의 멋진 ‘케미’를 꿈꿔 본다.
 
이윤석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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