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혼란에도 통합을 중시한 임시정부 정신

김상운 기자 입력 2016-12-03 03:00수정 2016-12-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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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한시준 지음/414쪽·1만9800원·역사공간
 광복을 맞은 우리에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어떤 존재인가. 혹자 주장대로 국가의 3요소(국민, 주권, 영토)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그래서 대한민국 역사로 편입하기는 애매한 임시조직에 불과한가. 아니면 3·1운동을 위시한 수많은 유혈투쟁이 낳은 대한민국과 헌법 정신의 시원(始原)인가.

 저자는 한국 독립운동사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독립기념관 산하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을 지냈고, 독립유공자를 선정하는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임정의 역할과 위상을 내세워 건국절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건국절과 관련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임정 연구서로는 일독을 권할만한 책이다.

 편지와 공문서, 신문보도 등 풍부한 당대 사료를 통해 김구와 이승만, 안창호, 홍진, 박은식 등 임정 핵심 인사 10명의 행적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뜨거운 감자랄 수 있는 이승만 평가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기술했다.

 이 중 안창호와 이승만의 미묘한 관계가 눈길을 끈다. 개신교 신앙과 미국 체류 경험을 공유한 도산과 우남은 초기에는 서로 도왔다. 그러나 이승만이 임정 대통령에 선임되고도 상하이로 오지 않고 미국에서 원거리 정치에 나서면서 관계가 틀어진다. 상하이에 있던 이승만 측 인사는 “도산이 미주의 독립운동 조직을 자신의 수중에 넣으려 한다”는 왜곡된 보고로 우남의 중국행을 만류했다. 그때부터 이승만은 안창호를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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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안창호는 임정의 앞날을 먼저 생각했다. 미국에서 사조직을 만들고 재정까지 틀어쥐려고 한다는 이유로 이승만에 대한 탄핵 요구가 제기됐을 때 도산은 “임정의 분열상이 알려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렸다. 내부 분열을 극복하고 임정을 중심으로 좌우 통합을 이룬 백범의 업적도 비슷한 맥락이다. 임정의 통합 정신을 오늘날에도 되새겨 봐야 하는 이유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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