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언론 등장 채동욱, ‘눈치 없이 법대로 하다가 잘렸나’라는 질문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일 2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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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다 '혼외자 의혹'이 제기돼 사직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3년 2개월 만에 언론에 등장했다. 채 전 총장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후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야인으로 지냈다.

한겨레TV에 따르면 채 전 총장은 2일 한겨레TV의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 119회에 녹화장에 나와 '눈치도 없이 법대로 하다가 잘렸나'라는 질문에 "인정. 눈치가 없어서…자기(박근혜 대통령)만 빼고 법대로였다"고 답했다.

채 전 총장은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댓글 수사 때는) 법대로 수사하라는 게 가이드라인이었다"고 답했다. 녹화장에서 사회자가 '워딩이 법대로 하라였나'고 다시 묻자 "틀림없는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채 전 총장은 최재경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수사능력이 탁월한 검사였다. 아주 훌륭한 검사다. 여러 가지 혈연, 학연, 또 검찰에서 맺어왔던 인간관계, 그런 인연들에서 과연 자유롭게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최 수석 아래서 검찰의 최순실 수사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주변의 여러 가지 인연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해선 "그건 잘 될 겁니다. 끈이 떨어졌으니까"라고 답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채 전 총장은 검찰의 책임과 검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든 권력자들,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권력에 빌붙은 일부 정치검사들…그러다가 이 지경까지 된 것 아닌가 싶다. 검찰의 책임이 크다. 이 정권 초기에 정의를 바로 세우지도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던 저의 책임 또한 크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마지막으로 검찰을 믿어주십시오. 검찰 후배들에게도 간절히 부탁합니다. 검사들에게 쥐어있는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제멋대로 날뛰는 바로 그런 놈들을 죽이라고 국민들께서 빌려주신 것이다.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사랑한다"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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