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男골프 희망이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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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김시우 4년만에 PGA 첫 승
한국 선수 5번째이자 최연소 우승… 세계 랭킹 62위, 상금 랭킹 25위로

한국 남자 골프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안병훈은 공동 11위, 왕정훈은 공동 43위에 머물렀다. 두 선수 모두 ‘톱10’ 진입에 실패하면서 세계 골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반면 여자 골프는 박인비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비가 됐다.

그런 가운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약하고 있는 한국 남자 골프를 책임질 새로운 별이 떠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에 등극한 김시우(21·CJ대한통운)다.

김시우는 리우 올림픽이 막을 내린 2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C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정규 시즌 최종전인 윈덤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날 3언더파 67타를 친 김시우는 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를 기록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5타 차로 제치고 미국 진출 4년 만이자 38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올 시즌 PGA투어에서 최연소 우승자가 된 그는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에 이어 5번째이자 역대 한국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에 PGA투어 위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종전 기록은 노승열이 2014년 4월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할 때 세운 22세 11개월이다.

김시우는 “꿈만 같고 믿어지지 않는다. 긴장을 잘 다스린 덕분이다. 댈러스 이웃 사촌이 된 최경주 프로님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 효과를 봤다”며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싶다. 지난주 올림픽 골프를 TV로 봤다.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선 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이 생애 최고인 62위가 된 김시우는 이번 우승으로 2년 투어 카드와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또 108만 달러(약 12억 원)를 받아 상금 랭킹이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25위(263만 달러)로 뛰어올랐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7세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대표 상비군으로 뽑힌 필드의 신동이다. 고교 2학년이던 2012년 12월에는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역대 최연소(17세 5개월 6일)로 통과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PGA투어 정회원 규정(만 18세 이상)에 걸려 대회에 나설 수 없었다. 이듬해 8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탈락 7회, 기권 1회에 그쳤고, 2년 동안 2부 투어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실력을 키웠다. 하지만 이번 시즌 다시 PGA투어에 복귀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페덱스컵 순위 15위인 김시우는 25일 개막하는 플레이오프 1차전인 바클레이스에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도쿄 올림픽#김시우#미국프로골프#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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