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염분水’, 제주 이어 남해까지 덮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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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천리안’ 영상서 확인
中호우로 양쯔강 물 유입… 연안 어장 어패류 피해 우려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이 7월 6일 촬영한 사진(왼쪽)에는 염분 농도가 낮은 해수인 저염분수(빨간색)가 중국 양쯔 강 하류 유역에만 모여 있는 데 비해 8월 14일 사진(오른쪽)에는 제주 해역(점선 안)을 뒤덮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공
제주 해역에 20년 만에 닥친 ‘저염분수’ 피해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 인공위성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1996년 59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이래 발생한 이례적인 규모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중국 양쯔 강 하류에서 발생한 저염분수가 제주 북부 해역을 지나 남해로 확산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영상은 2010년 발사한 세계 최초 정지궤도 해양관측위성인 ‘천리안’으로 촬영됐다.

저염분수는 바닷물에 민물이 섞여 들어오는 것으로 해양 환경을 변화시켜 양식업 등에 피해를 입힌다. KIOST는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천리안 영상을 분석한 결과 7월 초 중국발 저염분수가 대량으로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달 초 제주 연안까지 확산된 저염분수는 현재 제주 북부 해역을 지나 해류를 따라 남해까지 확산되고 있다.

연구진은 저염분수 확산이 지난달 초 중국 유역에 내린 집중호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양쯔 강의 유량은 최근 6년 평균에 비해 40% 증가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15일 제주 해역의 염분농도는 25psu(1psu는 바닷물 1kg에 녹아있는 염분 1g)로 4psu가량 떨어졌다.

현재 제주도는 저염분수 유입 시 단계별 행동요령 3단계를 발령해 수산물을 포획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3단계는 수온 27도 이상, 염분농도 28psu 이하의 물덩어리가 마을 어장에 3일 이상 유입됐을 때 발령된다.

이순주 KIOST 해양위성센터 기술원은 “중국발 저염분수가 국내 해역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건 20년 만에 벌어진 이례적인 일”이라며 “어패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저염분수#양쯔강#천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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