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中 참여한 원전사업 재검토…中 정부 공식 항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9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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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중국이 참여한 ‘힝클리포인트 C’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자 중국이 공식적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 방문 중 선언한 ‘양국의 황금시대’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샤오밍(劉曉明)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8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양국 관계는 중대한 시점에 이르렀다. 존중과 믿음이 더욱 중시돼야 한다”며 “헝클리포인트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추진되도록 영국 정부가 최대한 신속하게 (프로젝트 재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중국 측 사업자인 중국광핵그룹(CGN)이 영국 정부의 프로젝트 재검토 발표 직후 “영국 정부를 존중한다”며 넘어갔지만 이후 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중국 정부가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다.

류 대사는 “양국이 여기까지 오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가 그간 이뤄놓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협력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한 양국 관계는 가속을 내고 두 나라 국민의 복지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영국 정부의 결정이 향후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테리사 메이 정부는 지난달 28일 영국 중국 프랑스가 함께 영국에 건설하려던 180억 파운드(약 26조7000억 원) 규모의 헝클리포인트 C 원자력발전소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며 이른 가을에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FT는 “메이 총리가 데이비드 캐머런 전임 정부의 유산을 청산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을 중국 정책에 대한 영국 정부의 기조 변화라고 해석했다.

메이 총리의 닉 티머시 비서실장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중국 컨소시엄에 군수 관련 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막판에 원전 계약을 연기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영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개입해 영국 기술을 유출하고 에너지 보안을 위협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당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던 CNNC는 계약 체결 막바지 단계에서 CGN의 지분 33% 가운데 절반가량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뒤늦게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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