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잔류파 콕스 지역구서도 ‘탈퇴표’ 더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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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XIT/英 EU 탈퇴 글로벌 쇼크]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 27개국
‘부동층 잔류 선택’ 전망 빗나가… 남편 “그녀는 긍정태도 유지했을것”

“조는 브렉시트가 결정된 뒤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16일 영국 웨스트요크셔 주 버스톨에서 정신질환 경력이 있는 은둔형 외톨이 토머스 메어(52)에게 살해당한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42·사진)의 남편인 브렌던 콕스 씨는 24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친(親)유럽 성향’으로 생전 브렉시트를 반대했던 고인의 유지와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살아 있었더라도 실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콕스 의원의 지역구였던 웨스트요크셔 주도 브렉시트 찬성을 선택한 주민이 55%로 잔류보다 더 많았다.

콕스 의원을 따라 브렉시트를 반대했던 진영에서는 ‘콕스 의원의 비극에도 결과는 부정적으로 나왔다’는 한탄이 쏟아졌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케임브리지대를 나와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신예 정치인으로 평소 시리아에서 난민 어린이들을 더 수용해야 한다고 정부를 설득하는 데 앞장서 왔다.

비록 콕스 의원이 희망했던 ‘EU 잔류’는 물 건너갔지만 투표 과정에서 그녀를 추모하는 영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역구였던 웨스트요크셔 주에 위치한 일부 개표소에서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몇 분간 개표를 중단하기도 했다. 또 일부 개표소 밖에는 콕스 의원을 추모하는 유권자들이 가져다 놓은 꽃다발, 편지, 사진 등이 놓여 있었다.

콕스 의원의 사망으로 브렉시트 찬성파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서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반대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콕스 의원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메어가 “영국이 먼저다(Britain first)”라고 외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권자의 10% 이상을 차지한 ‘부동층’이 브렉시트 반대쪽으로 움직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브렉시트를 뒤집지 못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브렉시트#콕스#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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