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지도집에 한사군 중 3개는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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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찬사업단, 낙랑군만 반영해 제출… “임둔-진번-현도군 존재기간 짧아”
재단 “내용 심사뒤 보완여부 결정”

동북아역사지도집에서 한(漢) 군현 여러 개가 한반도에 그려진 지도가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북아역사지도는 사업 막바지인 지난해에 작업 중인 일부 도엽이 공개되면서 일부 재야 사학자에 의해 ‘동북공정 추종’ 논란이 제기됐다.

19일 학계에 따르면 동북아역사지도 편찬 사업단이 지난해 11월 동북아역사재단에 제출한 지도집에는 한 군현인 낙랑 대방 현도군이 한반도 북부에 동시에 그려진 지도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고구려, 부여가 등장하고 한반도에 한 군현 중에는 낙랑군만 있는 2세기 말의 지도로 대체됐다. 위만조선 지도에는 진번과 임둔의 위치가 표시됐다.

기원전 108년 한 무제가 위만 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땅에 한 군현을 설치했지만 낙랑군을 제외한 나머지 군은 얼마 안 돼 병합되거나 축출됐다.

동북아재단은 지난해 12월 사업단이 제출한 지도집에 대해 “여러 지도학적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반려했고, 사업단과의 편찬 협약을 파기했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일부 지도에서 한반도 위치가 중앙이 아닌 것, 범례와 고도 표현 및 지명 크기 등이 표준과 다른 것, 지명과 기호가 겹쳐 잘 보이지 않는 것 등이었다. 이후 교육부 조사 뒤 사업단은 지도를 두 달 동안 수정했고, 지난달 29일 동북아재단에 다시 제출했다.

김종근 동북아재단 연구위원은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술대회 ‘역사지도집: 개념과 방법론’에서 “당시 제기됐던 문제 중 지명의 한글 표기와 독도 표시는 수정 제출됐고, 지도 투영법 등의 문제는 지도학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 편찬 사업단의 일원인 임기환 서울교대 교수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동북아역사지도는 향후 응용이 쉽도록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역사 속 지명과 경계의 변화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로 제출된 지도의 심사는 6월 10일까지 진행된다. 동북아재단은 “지도학적 기준에 부합해 출판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역사학적 내용을 검수한 뒤 출판할 것이고, 아니라면 사업단에 보완을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동북아역사지도집#편찬사업단#낙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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