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株 펀드가 오래도록 짭짤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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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연속 플러스 수익펀드 공통점

이달 17일 현재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국내 공모펀드(증권)는 2831개.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펀드 종류가 많은 나라다. 선택 폭이 넓어 좋지만, 펀드 초보자에겐 좋은 펀드를 고르는 일이 쉽지 않다. 직장인 서모 씨(31)는 “은행 금리가 낮아 펀드로 눈을 돌리게 됐다”며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 씨처럼 좋은 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방법 중 하나는 펀드의 장기간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다. 펀드 운용 경력이 긴 베테랑 펀드매니저들은 좋은 펀드의 조건을 이야기할 때 “5년 이상 운용 성과를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특히 주식형펀드는 5년 이상 살펴봐야 주식시장의 강세장과 약세장을 어떻게 견뎠는지 알 수 있다.

○ 펀드 실력 보여 주는 장기 성적표


21일 KG제로인에 따르면 운용 순자산 1000억 원이 넘는 국내 주식형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93개였다. 이 가운데 2011∼2015년 5년 연속 플러스(+) 수익을 낸 펀드는 10개(10.8%)뿐이다.

이런 주식형펀드들은 대부분이 오랜 기간 시장의 부침에 흔들리지 않고 투자 원칙을 지켜 온 것들이다. 투자할 기업의 가치와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낸 것이다. KB밸류포커스와 한국밸류10년투자는 각각 2009년, 2006년 설정된 장수 펀드. 둘 다 저평가된 우량주를 골라내 장기 투자를 한다는 원칙을 지켜온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로 꼽힌다.

삼성중소형포커스,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 등도 중소형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장성을 더 중시하는 펀드들이다. 이들 펀드는 성장 단계의 초기에 있는 기업에 투자해 수익 가치를 최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중소형 주일 때 이 펀드에 포함됐다가 현재 대형 주 반열에 오른 기업도 많다. 동양중소형고배당과 KB액티브배당처럼 배당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도 있다.

○ 채권은 우량 채권, 해외 주식은 선진국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는 주식형에 비해 더 많은 펀드가 5년 연속 플러스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ETF를 제외한 순자산 1000억 원 이상 채권형 펀드는 27개였다. 이 가운데 2011∼2015년 5년 연속 플러스 수익을 보인 펀드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14개(51.9%)였다. 미래에셋솔로몬단기국공채, 신한BNPP단기국공채, 이스트스프링스탠다드플러스, 프랭클린베스트국공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6개로 가장 많았다. 교보악사투머로우장기우량, 삼성ABF코리아인덱스, KB스타막강국공채 등 중기채권(2∼4년 만기) 펀드도 많았다.

최근 비과세 해외 펀드의 도입으로 관심을 모은 해외 주식형펀드 중 5년 연속 플러스 수익을 낸 펀드는 2개였다. 같은 조건의 해외 주식형펀드 40개 중 5년 연속 플러스 수익을 낸 건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와 한화글로벌헬스케어 등 2개다. 규모가 큰 해외 펀드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지난해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이 출렁인 탓으로 풀이된다.

황윤아 KG제로인 연구원은 “두 펀드 모두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라며 “최근 5년간 선진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가치주#수익펀드#선진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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