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가 사용한 건강보험 진료비가 20조 원을 돌파했다. 1인당 진료비는 다른 연령대의 3배가 넘었다. 하지만 고령자들의 소득과 재산 분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심사한 건강보험 진료비 58조170억 원 중 65세 이상이 사용한 진료비는 21조3615억 원(36.8%)이었다고 24일 밝혔다. 건강보험 적용자 중 65세 이상의 인구수는 12.3%에 불과했지만 1인당 진료비는 343만 원으로 전 연령대(108만 원)보다 훨씬 많았다.
고령자 진료비의 증가세는 다른 연령대보다 가파르다.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1년 46조760억 원에서 지난해 25.9% 올랐지만 고령자 진료비는 같은 기간 44% 올랐다. 심평원은 고령자 수 자체가 증가할 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기 때문에 고령자 진료비의 비중이 앞으로 계속 늘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자들이 병원에 입원한 가장 큰 이유는 백내장(19만 명), 폐렴(8만 명), 뇌경색(8만 명)이었고 외래진료 사유는 고혈압(242만 명), 치은염·치주질환(197만 명), 급성기관지염(174만 명) 순으로 많았다. 전 연령대에서는 폐렴 입원 환자와 급성기관지염 외래 환자가 각각 가장 많았다.
고령자의 병원비 부담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주머니 사정은 선진국에 비해 좋지 않다. 여유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OECD 34개 회원국 중 미국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등 20개국의 연령별 재산 분배율을 분석한 결과 65∼74세 한국 고령자의 재산은 전 연령대 평균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절반 이하인 45였다. 75세 이상 독신은 33.8로 극히 낮았다. 미국은 65∼74세가 100, 75세 이상이 105였다.
한국 고령자는 소득을 기준으로 한 노인빈곤율 통계에서 수년째 OECD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자들이 부동산은 많이 갖고 있다’는 통념과 달리 소득도 재산도 적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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