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그땐 그랬었지…” 단양 벽화골목서 추억을 즐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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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묘화-트릭아트로 그려놓은 풍경… ‘추억의 벽화골목’ 관광객에 인기
70, 80년대 시절의 추억 선사

단양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추억의 벽화골목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단양군 제공
단양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추억의 벽화골목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단양군 제공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충북 단양 벽화골목에서 느껴보세요.”

도담삼봉과 고수동굴로 유명한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 단양에 새로운 명소가 탄생했다. 단양군 단성면 상방리의 ‘추억의 벽화골목’이다.

이 골목은 단성면 상방 삼거리 직행버스 간이정류장에서부터 하방리 체육공원까지 너비 1.5m, 길이 300m로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장에 물건을 구입하러 온 주민들과 등굣길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단양의 ‘명동’이었다. 하지만 농촌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거주인구가 줄면서 지난해까지는 옛 풍경을 담으려는 사진 동호회원이나 소수 주민들만 오가는 한적한 곳으로 바뀌었다.

썰렁했던 이곳에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한 것은 단양미술협회 회원들과 지역 예술인 등이 주민 및 상인들과 북적대던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붓을 들면서부터다. 이들은 이 구간에 점묘화(點描畵·선을 쓰지 않고 점으로 그린 그림), 트릭아트(Trick Art·평면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착시 미술 기법) 등 각자의 스타일로 그려 넣은 농악, 상점, 매화, 참새 등 다양한 풍경으로 채웠다.

대강면 사인암리와 단성면 하방리의 골목에는 상명대와 상지대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힘을 보탰다. 학생들은 담벼락에 소백산 죽령사과, 사인암, 백설공주, 단양의 아름다운 사계절 등을 아기자기하게 그렸다. 이 덕분에 이곳은 인근 구담봉과 옥순봉 등의 지역 명소를 찾은 관광객들이 들러 사진을 찍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벽화골목에서 수양개 선사유적박물관 방향으로 이동하면 만나는 ‘적성이끼터널’도 벽화골목을 찾은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 도로 위로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양옆으로 초록의 이끼가 가득한 이곳은 연인끼리 손을 잡고 거닐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서울에서 온 임종태 씨는 “옛 추억이 떠오를 때면 아내와 함께 가끔 이 길을 찾는데 올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며 즐거워했다.

단양군 관계자는 “쌀집 아저씨와 문방구 아주머니 등 벽화 속 그림의 주인공들이 1970, 80년대의 정겨운 시절의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며 “단양에서 옛 추억과 가을의 끝 정취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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