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녀상 철거 요구는 위안부 해결의지 없는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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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정대협대표 도쿄 기자회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언론플레이를 하는 걸 보면서 문제 해결을 바라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평화비(소녀상) 철거 같은 조건을 내걸 경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해결 논의가 한 발자국도 진전될 수 없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사진)는 22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에 있는 재일한국YMCA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위안부 문제를 두고 국장급 협의가 9차례나 진행됐음에도 진전이 없었던 것은 최고 책임자인 아베 총리가 입장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일본 정부가 위안부 관련 범죄 인정 및 사죄, 배상 등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소녀상 철거 요구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만든 것도 아니고 정대협의 것도 아니다. 책임을 다하면 나머지는 피해자의 몫”이라며 “이를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잘못한 측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사죄하고 피해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시점에 주한 일본대사가 그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하면 세계는 폴란드 유대인 학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를 떠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이날 4시간에 걸쳐 강연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강연 및 기자회견은 일본의 시민단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이 주최했다.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지식인과 언론인 및 일반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70여 명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 대표는 아베 총리를 향해 “총리 관저 주변의 목소리만 듣지 말라”며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노력해 온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번에야말로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어 “생존한 피해자 47분 중 불행히도 이성적 대화가 가능한 분은 30명 정도이며 나머지 17명은 병원에서 기억이 지워지거나 의식 없이 누워 계신다”며 “한 분이라도 더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할 수 있을 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윤미향#위안부#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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