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좋은 소재로 최고 품질 만들자”… 불황 뚫고 세계시장 누빈다

최윤호 기자 입력 2015-09-25 03:00수정 2015-09-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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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기연, 아웃도어·유아용품 ‘양 날개’
‘강소·장수기업’ 목표로 임직원과 비전 공유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내수시장이 좁고 불공정 거래 관행이 판치다보니 독일처럼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지닌 히든챔피언이 생겨나고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세분화된 전문시장을 독자적으로 개척하고 이를 통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정인수 대표
규모는 작지만 맡은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작으면서도 강한 기업, 즉 ‘강소기업’이다. 겉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차세대 제조업 혁신의 주인공이자 한국형 히든챔피언이다.

경기 김포시 통진읍에 있는 ㈜동인기연(대표 정인수·www.dong-in.com)이 그렇다. 이 회사는 ‘세계 속의 강소기업’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웃도어, 유아용품 분야에서 맹활약을 떨치고 있다.

등산배낭, 아웃도어 명품 브랜드서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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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재와 최고의 품질이 히든챔피언을 만듭니다. 바로 소재와 품질에 책임진다는 동인기연의 기업정신이지요. 과거에도 그랬지만 미래 역시 이 정신으로 나아갈 겁니다.”

모두가 불황이라며 신규 투자에 주저하고 현실에 안주하지만 정인수 ㈜동인기연 대표는 달랐다. 몸에 밴 최고 품질 정신이 늘 그에게 채찍질로 다가온다. 뿌리 깊은 동인기연의 최고 정신은 불황 속에서도 성장의 길을 내달리게 하는 견인차다.

동인기연은 등산가방과 유아용 카시트, 기저귀 가방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1992년 창업해 초창기엔 배낭 프레임용 알루미늄 튜브와 압출 형재를 가공·봉제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1996년 제품 품질에 만족한 미국 켈티사가 프레임뿐만 아니라 배낭봉제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관련 기술을 제공하면서 고급 등산배낭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이엔드 백팩과 레포츠용품 및 구급차용 스트레처(COT·환자 이송용 들것)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등산배낭 부문에서 이 회사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글로벌 아웃도어 톱 10 브랜드 중 50% 이상이 동인기연에 백팩 디자인 및 생산을 의뢰하고 있다. 미국의 블랙다이아몬드(Black Diamond)와 그레고리(Gregory), 마운틴하드웨어(Mountain Hardware), 캐나다의 아크테릭스(Arc teryx), 유럽의 마무트(Mammut), 툴레(Thule) 등 아웃도어 시장에서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 거의가 동인기연에서 등산배낭을 납품받는다. 이 브랜드들은 ‘3 High’ 즉 가격과 인지도, 품질 경쟁력을 모두 갖춘 세계 아웃도어 시장의 대표주자들이다. 이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고품질 제품만을 고집하는 정 대표의 고객만족 정신에서 기인한 성과다.

“세계 시장에서 동인기연의 품질 파워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와 척도라 할 수 있어요. 이는 또 늘 품질에 신경 써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20여 년 쌓아온 최고 품질 정신은 고객과의 상생을 담아 미래로 나아갑니다.”

동인기연은 자체적인 R&D 센터를 본사뿐만 아니라 각 해외 현지법인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 8개 해외법인에 채용한 생산인력만 1만여 명에 이르고, 300여 명의 R&D 및 샘플링 인력을 별도로 가동하고 있다.



유아 외출용품 ‘포브’… 글로벌 경영 시동


세계 최고의 등산용 배낭을 만들어 온 동인기연은 2006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베이비 전문 브랜드 ‘포브(Forb)’를 출범시키며 사업 외연을 확대했다. 포브는 인체공학에 대한 다년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아기 띠와 카시트, 유모차, 기저귀 가방 등 유아 외출용품 라인을 선보이며 주목받는 브랜드다. 전문가용 등산 배낭은 등을 받치는 부분에 대한 인체공학적 설계가 필수적이다. 동인기연은 이 부분에 있어 이미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정 대표는 수출입은행의 컨설팅을 받아 허리와 등을 감싸는 인체공학 설계기술이 적용되는 유아용 카시트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 도전은 적중했다. 포브는 해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국내 유아용품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포브는 현재 백화점 및 로드숍을 포함해 250여 매장에 입점해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을 앞두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포브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에 나섰다. 올 7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하이 CBME 베이비페어’에 참가해 많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포브 제품의 우수성을 알아본 중국과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기업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포브는 내년 상반기 해외 진출을 목표로 국가별 기업들을 선정하고 있다. 조만간 아시아에 이어 유럽 및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베이비페어’에서는 신제품 4종과 베스트셀러 카시트 ‘트웰브’의 2가지 신규 색상(브라운·칠리)을 선보이기도 했다. 포브 트웰브 카시트는 12개월부터 12세까지 최대 12년 사용이 가능한 경제적인 제품이다. 국내 유아용품 브랜드 중 최초로 알루미늄 프레임과 유럽형 ISO-FIX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포브는 기획부터 개발, 생산은 물론 유통,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자체적으로 소화한다. 품질과 서비스에 만전을 기울이기 위해 단 1%의 아웃소싱도 허락하지 않는다. 포브는 지금의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유아용품과 관련된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군을 개발 중이며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포브의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앤빌(Anvil)’은 현재 기능성 가방 브랜드 ‘팀벅2(Timbuck 2)’, 뉴질랜드 아웃도어 정통 브랜드 ‘맥팩(Macpac)’ 등 쟁쟁한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포브는 현재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20∼30대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도 기획하고 있다.

케어파트너스 설립… 헬스케어 시장도 출사표


정 대표는 새로운 영역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요즘 또 다른 뉴 알파를 찾고 있다. 성장의 요체가 되는 열쇠를 사업 다각화에서 찾는다는 의미다. 이 도전의 시작에도 최고 정신이 깔려 있다. 정 대표는 10∼20년 후를 내다보고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어파트너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척추 관련 한방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나섰다. 서울 강남 신사동과 인천 연수구 송도에 있는 케어파트너스는 체대 출신 인재들의 고용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졸업 후 헬스장과 병원 원무과, 재활치료시설 등에만 제한적으로 취업하는 체대 출신들이 근골격계 전문가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세계시장 진출 확대와 틈새시장을 겨냥한 새 비즈니스가 동시에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새로운 투자로 성장 모멘텀을 다질 겁니다. 작년에는 매출이 저조했지만 올해는 300억∼400억 원 달성을 낙관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전 임직원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장수하는 글로벌기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정 대표는 2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그의 아들인 정윤석 실장은 2012년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늘 묵묵히 현장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들은 저의 든든한 응원군이라 할 수 있어요.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죠. 아들과 함께 히든챔피언, 장수기업 두 토끼를 잡는 데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동인기연의 새로운 비전 창출에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부의 물림이 아닌 사회적 책임과 기술의 대물림이다. 시대를 앞서는 새로운 기술진보와 사회적 책임에 바탕을 둔 세대교체가 앞으로 동인기연에 어떤 생명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된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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