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3040도 “創農에서 희망의 싹을 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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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발길 2014년보다 크게 늘어
“엔지니어 경험 살려 하우스 재배”
“ICT 기반 종자개발기술 배울 것”… 아이디어 농업으로 새 인생 도전

28일 창농귀농 박람회에 참가한 대학생 박승순 씨(27·왼쪽)가 충남 서산시 부스에서 귀농, 창농 상담을 받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8일 창농귀농 박람회에 참가한 대학생 박승순 씨(27·왼쪽)가 충남 서산시 부스에서 귀농, 창농 상담을 받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농사에 관심이 많아 지금도 집 근처 텃밭에서 당근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쯤 처가가 있는 경기 광주시로 귀농할 생각입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김상훈 씨(39)가 밝힌 ‘귀농의 꿈’이다. 행사장 곳곳을 빠짐없이 둘러보던 그는 특히 ‘스마트팜관’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 씨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고품질 종자를 개발하는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귀농 후 자색당근 재배를 계획하고 있다. 김 씨는 “자색당근에 안토시아닌(노화를 늦추고 심장에 좋은 항산화물질)이라는 성분이 많아 판로 확보에 유리할 것 같다”며 “다만 국내에 흔치 않은 작물이라 재배방법과 씨앗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김 씨처럼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30, 40대의 발길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귀농귀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 ‘은퇴 후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한 것’에서 이제는 ‘젊은이들이 새로운 인생을 위해 도전하는 것’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들은 현재 몸담고 있는 분야와 농업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창농’에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정보기술(IT) 교육업계에 종사하는 이광남 씨(36)도 “IT 전공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귀농 아이템을 찾아보려고 박람회에 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개인적으로 하우스 작물 재배에 관심이 많은데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농작물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자녀의 성장과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귀농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 지역의 한 대안학교 교사인 성모 씨(36)는 “요즘 강원 춘천이나 정선 또는 전북 쪽을 예정지로 눈여겨보고 있다”며 “아이들이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게 교육적으로 좋고 건강을 고려해 농촌에서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은퇴한 60, 70대 관람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줄을 이었다. 홍태의 씨(62)는 “얼마 전까지 자동화 기계 관련 엔지니어로 일했다”며 “지난해부터 집 근처 텃밭에서 고구마 등을 기르는데, 이제는 재배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를 했던 경험을 살려 하우스 재배 시스템 등을 배워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대학생#3040#창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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