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이주혁 대표 “저금리-고령화 시대 노하우 배울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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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푸본생명서 2200억 투자유치 현대라이프 이주혁 대표

“대만은 한국보다 저금리와 고령화를 먼저 겪었습니다. 자산운용 전문성과 연금 상품 노하우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최근 대만 푸본생명보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2200억 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이주혁 현대라이프 대표(사진)가 직접 대만을 오가며 투자 유치를 이뤄 냈다. 이 대표는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재무적 투자를 받은 것이 아니라 푸본생명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음으로써 현대라이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푸본생명은 대만 1위 금융그룹인 푸본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 102조 원에 당기순이익이 1조3000억 원이다. 푸본생명은 1대 주주인 현대차그룹(50%)에 이어 48%를 보유해 현대라이프의 2대 주주가 된다. 푸본생명의 자금 수혈로 현대라이프는 재무적 난관에서 벗어나게 됐다. 보험사의 경영 건전성을 보여 주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130%에서 230%로 크게 개선된다.

지난해 10월 현대라이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한 이 대표가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보험업의 특성상 문화가 비슷한 아시아권 보험사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특히 대만은 한국보다 10년 먼저 저금리를 겪은 만큼 자산운용 전략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본생명은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해 일찍 해외로 눈을 돌려 현재 자산의 35%를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운용률은 보통 10%를 넘지 않는다. 또 한국보다 7년 빠른 1993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대만은 금리 연동형 연금상품, 장기 간병 보험 등 신개념 상품들로 수익을 올렸다.

한편 푸본생명에 한꺼번에 많은 지분을 넘긴 데 대해 일각에서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현대라이프가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금융자회사라는 데에 조금도 달라진 점이 없다”면서 “다른 금융 계열사인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이 GE, 산탄데르그룹과 전략적 제휴로 성공한 사례가 있는 만큼 현대라이프도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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