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의 막바지 메르스 전쟁,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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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발표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 감염자 수는 8명으로 전날의 23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2차 확산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신규 환자도 전날의 17명보다 적은 3명에 그쳤다. 3차 감염의 확산 움직임이 다소 진정된 듯하지만 현 단계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그동안 환자 발생이 없었던 다른 대형 병원들을 거쳐 간 사람 중에서도 신규 환자가 나왔다. 임신부의 1차 양성 반응, 국내 거주 외국인의 첫 확진 소식도 있었다. 앞으로 며칠이 메르스 확산과 진압을 가르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의 협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공조, 경제 위축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강조했다.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지만 대통령이 메르스 대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만으로도 국민에게는 안심이 될 수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지역사회의 감염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메르스 경계 수준을 최고 단계인 심각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총력 대응을 선언했다. 매일 오전 범정부 메르스 점검회의도 열기로 했다. 정부가 좀 더 일찍 선제적 대응에 나섰더라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특정 국가의 전염병 사태는 모든 나라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언론은 한국이 벌이는 메르스와의 전쟁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들은 환자 간병을 간호사가 아닌 가족이 맡는 열악한 병원 시스템 등 한국 의료계의 문제점을 중계하다시피 전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에 이어 다시 시험대에 오른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메르스를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지자체 및 병원 등과의 원활한 협력이 중요하다. 각 병원 의사들은 사명감을 갖고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메르스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이들에 대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이 벌이는 메르스 공동 조사가 어제부터 시작됐다.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외국 전문가 8명과 국내 전문가 8명 등 16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메르스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바이러스의 특성 등을 파악한 뒤 한국의 메르스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할 계획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국민들의 건강과 함께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걸려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 국내 의료진은 이번 주 내로 메르스 전쟁을 끝낸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한국#메르스#세계#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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