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기전염’ 되나 안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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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과학적 정의’ 싸고 논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공기전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하다.”

4일 한 전문가의 이 같은 발언 이후 공기전염의 과학적인 정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홈페이지를 통해 메르스의 경우 ‘비말(飛沫)감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비말은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오는 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정도인 작은 침방울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안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담겨 공기 중으로 분출되면서 전파된다.

미국 미생물학회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엠바이오(mBio)’에는 지난해 7월 메르스 바이러스가 비말보다 더 작은 연무질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무질이란 1μm 이하의 침방울로 중력 때문에 금세 땅으로 떨어지는 비말과 달리 공기 중에 상당 시간 머무를 수 있다.

국내 한 바이러스 전문가는 “연무질 하나에는 80∼1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수십 개 들어갈 수 있다”면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머무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러스 전문가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도 비말을 통해 전염되는데, 이 경우 대개 공기전염이라고 표현한다”면서 “같은 용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면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 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포함된 환자의 비말이 다양한 생활비품에 묻어 있다가 다른 사람의 손에 묻어 전파되는 접촉성 전염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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