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나가면 나이 가장 많아”… 졸업생들 알바 시장에 우르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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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5월 21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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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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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이 안되니 이런 거라도 해야죠”

대학 졸업생 A 씨(29)는 졸업 후 2년 동안 해보지 않은 알바가 없다. 그는 취업 준비에 필요한 비용 마련을 위해 공장 생산직 ‘알바’를 6개월 간 했다. 대학 4년을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더 이상 손을 벌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번 돈은 모두 취업 준비에 사용했다. 정장을 마련했고 면접 컨설팅 등 여러가지 학원에 다니느라 분주히 썼다.

그러나 서류 승률은 5% 남짓. 면접에서도 모두 떨어진 A 씨는 돈을 모두 다 소비한 뒤엔 주말 편의점, 커피 전문점, 웨딩홀 서빙, 건물철거 막일 등 시간제 알바를 계속했다.

A 씨는 930점의 토익점수와 레벨7의 토익스피킹, 해외봉사 등 회사가 눈여겨 볼만한 고스펙을 보유했다. 그는 “최소한 중견기업 이상은 입사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한 “더 슬픈 건 백수생활에 익숙해져 위기감 따위를 못 느끼고 있다”면서 “알바를 나가보면 내가 나이가 제일 많다”고 자책했다.

A 씨의 사례처럼 졸업을 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졸업생 ‘알바’가 학교를 다니면서 혹은 휴학 중에 ‘알바’를 원하는 재학생 수를 뛰어넘은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학력 정보를 게재한 이력서 11만 6693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졸업자 수가 큰 폭으로 재학생 수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몬에 학력 정보가 게재된 이력서의 62.2%가 자신을 ‘졸업자’ 신분으로 밝혔다. 이외 중고생, 대학생, 대학원생 등 ‘재학생’ 구직자는 전체 이력서의 37.8%에 그쳤다.

성별과 학력 분포에선 남성은 ‘2·3년제~4년제 대학 재학생’ 비중이 37.3%로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여성은 대학 졸업자가 36.3%로 다수를 차지했다.

여성 이력서 가운데 졸업자는 66.7%로 집계 돼 남성보다 약 8% 높게 나왔다. 졸업 유무, 학력 수준별로 선호하는 알바의 종류가 달랐다.

졸업자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유통·판매직(15.5%)’과 ‘사무직(15.4%)’이 1·2위로 나왔다.

반면 중고교, 대학생 등 재학생들은 ‘외식·식음료(19.7%)’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가운데 ‘유통판매직’이 그 뒤를 따랐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임성엽 기자 lsy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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