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꿈틀대는 국제유가… 후끈대는 원유 ETF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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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원유투자… 국제유가 반등세로 원유 투자 급증
타이거 원유선물 ETF… 한 달 새 거래량 두 배로 늘어
반등 vs 하락… 전문가 의견 분분… 매수 시점 모르겠으면 분할 매수로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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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면서 원유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원유 상장지수펀드(ETF)는 석 달 전보다 거래가 90배로 급증했고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반년 새 ‘반 토막’ 난 국제유가가 바닥을 다졌다고 보고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싶지만 매수 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은 유가가 떨어질 때마다 추가로 원유 관련 상품을 사들이는 ‘분할매수’ 상품을 눈여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유가 상승 베팅” 원유 투자, 다시 급증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유일한 원유 관련 ETF인 ‘타이거 원유선물(H)’은 이달 들어 16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이 379만4069주에 이른다. 지난달 거래량(245만978주)보다 6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4만2771주)과 비교하면 석 달 새 거래량이 무려 89배로 급증했다. 타이거 원유선물 ETF의 하루 평균 거래금액도 지난해 11월 3억5400만 원에서 이달 214억6600만 원으로 60배 이상으로 불었다. ETF는 코스피 같은 시장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증시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하는 상품이다. 타이거 원유선물 ETF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을 지수화한 ‘S&P GSCI 원유 인덱스’를 기초자산으로 추종한다. 일반 주식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종목명을 검색한 뒤 원하는 가격에 주문을 넣으면 된다.

국내에 상장된 원유 ETF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에 상장된 원유 ETF를 사들이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돼 원유 가격에 따라 3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도록 설계된 ‘벨로시티 3배 원유’ ETF는 해외주식 매매 순위에서 줄곧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원금손실의 공포를 떠안겼던 원유 DLS를 찾는 투자자도 다시 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WTI 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의 발행액은 지난해 12월 220억 원(18종)에서 올해 1월 913억 원(41종)으로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불확실한 유가 전망 “분할매수 좋아”

투자자들이 원유 관련 상품 투자에 나선 것은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이 떨어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급락세는 이달 들어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06달러에서 올해 1월 말 44달러대까지 곤두박질쳤던 WTI 가격은 이달 들어 50달러 선으로 올라선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올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선 뒤 줄곧 60달러 대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국제유가의 반등을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이제는 바닥을 쳤다”는 전망과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최근 미국 씨티그룹은 2분기(4∼6월) 중에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추락한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20달러 선에서 바닥을 다진 뒤 2분기 말 35달러로 올라서고 연말에는 57달러까지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5월에 글로벌 원유의 평균 생산원가인 배럴당 40달러 초반대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투기세력들의 매도로 가격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불확실성이 클 때는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면서 향후 유가가 반등할 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할매수 전략’을 쓰라고 조언한다. 한꺼번에 투자하지 않고 가격에 따라 구간을 나눠 매수하기 때문에 유가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손실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KDB대우 원유분할매수 랩’), 신한금융투자(‘신한명품 분할매수형 ETF랩 3.0’) 등은 분할매수로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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