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지적 갈증 확 풀어줘 스스로 고객이 되게 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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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인터넷시대 총아 ‘콘텐츠 마케팅’의 방법론

콘텐츠 마케팅은 흥미를 유발하거나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전파해 고객을 창출하는 기법이다. 고객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만들고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전달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매스 미디어를 활용한 매스 마케팅이 20세기를 대표했다면 콘텐츠 마케팅은 21세기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콘텐츠 마케팅은 인터넷 시대의 소비자 특성 및 기업의 니즈와 꼭 들어맞는 기법이다. 콘텐츠 마케팅의 장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70호(2월 1일자)에 실린 콘텐츠 마케팅 방법론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전통적인 영업 방식의 문제점

전통적으로 세일즈맨들은 직접 얼굴을 맞대는 대면 영업에 의존했다. 이후 점차 전화 영업이 추가됐다. 가망고객 개척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지인이나 기존 고객에게서 소개받는 것, 그리고 누구인지 모르는 잠재고객에게 무작정 연락하거나 찾아가는 ‘콜드콜(cold call·영업을 위해 상대의 사전 동의 없이 이뤄지는 접촉)’이었다. 회사의 기존 고객과 영업사원의 개인 인맥은 영업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고객을 개척해야 했고 영업사원들은 이런 일을 굉장히 힘들어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영업 방식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는 물론이고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도 재고할 때가 됐다. 우선 콜드콜 방식의 영업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구매자들의 구매 패턴도 과거와 현저히 달라졌다. 고객들은 공급업체에 연락하기 전에 이미 구매 의사 결정을 상당 부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리서치 컨설팅회사인 CEB(Corporate Executive Board)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B2B 구매 고객들은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의 절반 이상(57%)을 공급업체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상황에서 완료했다. 따라서 영업사원과의 접촉이 이뤄지지 않은 구매 프로세스의 초기에 기업에 좋은 인상을 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콘텐츠 마케팅이다.

고객의 구매 과정을 일반화하면 크게 ‘인지, 관심, 고려, 구매’ 단계로 이뤄진다. 과거의 마케팅은 인지나 관심을 일으키는 작용을 했지만 고려나 구매 단계로의 전환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콘텐츠 마케팅은 영업과 하나의 통합된 프로세스로 연결된다.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호감을 갖게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점차 다음 단계로 숙성시켜 궁극적으로는 영업사원들이 접촉할 수 있는 가망고객으로 만든다.

미국의 ‘팔로마 테크놀로지스’ 사례를 통해 이런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전자부품 패키징 시스템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웹사이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검색을 통해 사이트의 정보가 쉽게 노출되도록 해 방문객을 증가시켰다. 초기 온라인 마케팅의 고유 기능은 여기까지다. 회사를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영업에 직접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팔로마는 본격적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하기로 결심하고 블로그를 개설해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제공했다. 그러자 관련 분야의 정보를 필요로 하는 잠재고객에게 팔로마의 웹사이트는 중요한 소스가 됐다. 또한 잠재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전문적인 지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고객의 연락처를 받았다. 또 이런 과정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4개월간 다른 웹사이트에서 팔로마 웹사이트를 참조하는 링크는 1000개를 넘어섰다. 유용한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자 사람들이 팔로마를 ‘지식 리더’로 인정했다. 매달 22곳의 가망고객을 만들겠다는 당초 목표는 50∼60곳의 고객을 만드는 영업 성과로 이어졌다.

○ 콘텐츠 마케팅을 실현하려면


콘텐츠 마케팅을 위해서는 실행의 세 요소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Content), 채널(Channel), 커넥션(Connection) 등 ‘3C’가 그것이다. 콘텐츠는 3C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웹사이트 내용, 프레젠테이션 등 기본적인 콘텐츠부터 블로그, 논문, 동영상, 팟캐스트, 인포그래픽까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채널은 콘텐츠를 실제로 보여주고 유통하는 매체를 의미한다. 웹사이트를 채널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브라우저에 유념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생각하면 안 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구글의 ‘크롬’이 익스플로러보다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웹사이트가 있어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면 많은 잠재고객을 놓치게 된다. 적지 않은 한국 기업이 간과하고 있는 포인트다.

또 모바일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포브스가 2013년 미국의 대기업 임원들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원들 대부분이 모바일을 업무상 정보를 구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

소셜미디어는 콘텐츠가 있음을 알리기에 좋은 채널이다. B2B 기업들이 유념할 점은 해외 기업인들이 비즈니스 네트워크인 ‘링크트인’을 가장 유용한 소셜미디어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개인 소셜네트워크가 주로 인기를 끄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업무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링크트인을 비즈니스용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콘텐츠 마케팅은 고객과의 ‘연결’을 통해 영업에 기여한다. 또 고객과의 관계에서 자발성을 기초로 한다. 이 회사가 나에게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 회사의 상품이 언젠가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쓰일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연락처를 제공한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연결을 맺기 위해서 ‘행동요청(Call to action)’을 할 수 있다. 간단하고 일반적인 콘텐츠는 무료로 공개하되 더 가치 있는 콘텐츠는 회원에게만 제공하거나 연락처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연락처를 받았다고 영업 활동을 과도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고객이 거부감을 갖고 관계를 끊을 수 있다. 관계를 강화하는 데는 단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고객의 상황에 맞는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의 정보를 영업팀에 넘겨주는 업무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즉, 마케팅과 영업 프로세스가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전체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복잡하게 들린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자. 콘텐츠 마케팅의 출발점이자 핵심은 고객들이 ‘가치’ 있다고 여길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제공하는 것이다.

장효곤 이노무브 대표 hyokon.zhiang@innomove.com   
정리=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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