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스키학교, 패럴림픽 유망주 발굴에도 도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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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맡은 김남제 前대표팀 감독

김남제 장애인스키학교 교장이 11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스키를 타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김남제 장애인스키학교 교장이 11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스키를 타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비장애인 선수들은 신체 조건부터 유럽 선수들에게 뒤진다. 메달을 따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좌식스키의 스프링은 허리와 무릎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하드웨어(체격)의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장애인 스키의 대부’ 김남제 전 대표팀 감독(53)이 9년 만에 눈밭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 문을 연 장애인스키학교 교장을 맡으면서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만든 이 학교는 올해 12월까지 8차례에 걸쳐 운영된다. 장애인 누구나 스키를 탈 수 있게 한다는 기본 목적 외에 저변 확대를 통해 숨어 있는 유망주를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패럴림픽 메달까지 노린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 교장은 국내 좌식스키의 선구자다. 강릉상고 3학년 때부터 단국대를 졸업할 때까지 비장애인 스키 국가대표였던 그는 30세이던 1992년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추락해 장애인이 됐다. 1996년 좌식스키를 처음 접했고 1998년 나가노 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해 국내 첫 좌식스키 올림피언으로 이름을 남겼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06 토리노 패럴림픽 때는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 설상 종목의 첫 은메달을 딴 한상민이 그의 제자다. 토리노 대회 이후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스키장을 떠났던 김 교장은 지난해까지 휠체어댄스 선수로 활동하며 아시아인 최초로 휠체어댄스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기도 했다.

“스키로 돌아올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장애인스키학교를 연다기에 마음을 바꿨다. 장애인이 마음껏 스키를 탈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 처음으로 스피드를 만끽한 학생들이 ‘좌절감을 떨치고 용기를 얻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보람을 느낀다.”

그는 평창 패럴림픽까지 3년이 남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좌식이나 시각장애인스키는 이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훈련하면 메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120명의 스키어가 배출된다. 저변이 넓어지면 유망주도 나오기 마련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1년 내내 스키를 탈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이렇게 3년을 준비한다면 설상에서 다시 메달을 얻을 수 있다.”

평창=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패럴림픽#좌식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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