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착해진 금값… 나도 금테크 해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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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세 3년만에 최저치로 뚝
반등시점으로 판단한 투자자들… 시세차익 기대감에 관심 높아져
현물 구입 부담땐 금통장-금펀드… 가격 변동성 커져 신중할 필요도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금은방 거리. 상점마다 귀금속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직장인 김모 씨(27·여)는 남자친구와 함께 금은방 거리를 찾았다. 김 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커플링을 하려고 나왔다”며 “요즘 금값이 많이 내렸다고 해 이번 기회에 금반지를 사서 하나씩 나눠 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종로 귀금속 상가의 금 시세는 순금 한 돈(3.75g)에 17만 원으로 부가가치세와 세공비를 합쳐 18만∼19만 원이면 한 돈짜리 돌반지를 살 수 있다. 상가 직원은 “최근 금값이 떨어지면서 돌반지나 커플링을 사려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텐포어에 따르면 1일 기준 국제 금시세는 온스(31.10g)당 1151.24달러로 금값이 높았던 2011년보다 20∼30% 하락했다.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금값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금(金)테크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금 투자 어떻게?

금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현물로 금을 사는 것이다. 시중은행에서는 막대 모양의 금괴인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이관석 팀장은 “저금리로 모든 투자 상품의 수익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은 고객들이 지금이 금값의 저점 근처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으로 금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PB센터에 와서 수십억 원어치씩 골드바를 사가는 자산가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금은 구매 시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지만, 산 뒤에는 시세 차익을 얻어도 세금을 별도로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팀장은 “부가가치세나 금 제작 및 보관 등에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15% 이상 수익이 나야 순이익이 생기므로 현물로 금에 투자할 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물을 사는 게 부담스럽다면 금통장이나 금펀드와 같은 금융 상품도 있다. 금통장은 실물 거래 없이 통장에 돈 대신 금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납입 시점의 금 시세에 따라 통장에 금이 쌓인다. 나중에 현금화할 때는 출금 시 시세에 따라 찾는 금액이 결정되므로 나중에 금값이 오르면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 단, 원화가 아닌 달러로 바꾼 후 금을 사는 것이므로 금 시세뿐 아니라 환율도 살펴봐야 한다.

금펀드는 금과 관련된 기업이나 금 지수에 연동되는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물에 비해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환금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간접투자이다 보니 금값이 오른 만큼 이익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 “내년 상반기까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팀장은 “과거에는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었고, 예측이 가능했는데 금융위기 이후에는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떨어진 금값이 다시 오를지, 언제쯤 오를지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금값의 하락은 미 달러화 가치 상승의 영향이 크다. 달러화 가치와 금값은 반비례한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헤징하기 위한 금 수요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최근 금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값이 다시 오르려면 달러화 가치가 다시 떨어져야 하는데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면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금#금테크#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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