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유연성 지닌 기업조직이 살아남아… 일사불란 군악대 대신 재즈앙상블 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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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포럼 2014]기조연설 예정인 돈 탭스콧 회장

“한국 기업은 ‘군악대’ 같은 조직에서 ‘재즈 앙상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세계적 미래학자 겸 경영전략가이자 베스트셀러 ‘위키노믹스’, ‘디지털 네이티브’ 등의 저자로 잘 알려진 돈 탭스콧 막시인사이트 회장(67·사진)은 내한을 앞두고 한국 기업에 이런 화두를 던졌다. 그는 12월 3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14’에서 ‘디지털 혁신 전략과 차별화 솔루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이경전 경희대 교수와 토론할 예정이다.

탭스콧 회장은 본보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산업화 시대에는 엄격한 위계질서, 세분화된 업무 분장, 잘 짜인 매뉴얼을 통해 군악대가 행진하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정보기술(IT)이 극도로 발달한 ‘초연결’ 시대에는 불확실성의 확대로 예상치 못한 위기와 기회가 수시로 생겨나기 때문에 개방, 소통, 자율성, 유연성, 즉흥성을 발휘하는 재즈 앙상블 같은 조직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탭스콧 회장은 지식 공유와 협업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핵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외부 인재를 우대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실천한 기업으로 세계적 생활용품 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과 IT업체인 IBM, 구글 등을 예로 들었다.

P&G는 사내에 무려 8000여 명의 화학자를 두고 있었지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 세계 수만 명의 화학자와도 협력했다. 신제품 개발 등 P&G 혁신 사업의 60%가 이 외부 인재를 통해 이뤄졌고 무려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IBM은 4억 달러의 소프트웨어를 리눅스에 무상 기부하는 대신 리눅스 탑재가 가능한 서버 등 하드웨어 매출을 늘렸고 운영체제 개발비도 대폭 줄였다. 경영난에 빠진 캐나다 금광회사 골드코프는 지질학자가 아니라 컴퓨터 기술자들을 이용해 새 금광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삼성전자에 무상 제공하는 대신 삼성의 스마트폰이 세계를 제패하면서 안드로이드의 세력을 확장시킨 구글도 좋은 예다.

탭스콧 회장은 한국 정부에 이민 완전개방과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세계 최저 출산율로 젊은 인재가 부족한 한국은 각국 인재를 시급히 유치해야 한다”며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인재가 모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것이 지식 공유와 협업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보다 스타트업 창업이 훨씬 쉬워진 것도 IT 산업이 발달한 한국에 호재라고 말했다. 그는 “1997년에는 벤처 창업에 약 50억 원이 필요했지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컴퓨팅이 나온 현재는 5000만 원만 있으면 된다”며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의 함양을 주문했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동아비즈니스포럼#기업#돈 탭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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