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병재]전통시장이야말로 훌륭한 관광상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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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임이사
임병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임이사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한창이지만 소상공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장기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통시장을 포함한 소상공인의 체감경기 회복이 좀처럼 어려운 탓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 소비자들은 편리하고 효율적인 쇼핑환경을 누린다. 유통환경은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변해가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런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책으로 지붕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충하는 등의 시설 현대화를 우선적으로 시행했다. 에스컬레이터와 카트까지 갖춘 최신식 전통시장도 생겨났다.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획일적 시설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 정부는 7월부터 3개월에 걸친 실태 조사와 사례 분석을 통해 지역과 연계한 전통시장 고유의 특색을 더욱 부각시키고 시장의 특성별 핵심 역량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에 주목했다.

선진국에서 지역문화와 관광, 특산물을 접목해 전통시장의 성공적인 부활을 이끈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위치한 ‘외스테르푸드홀’이 대표적이다. 1세기가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인 외스테르푸드홀은 높은 주변 물가와 비교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한다. 저렴한 시장표 음식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시장 내 한 식당은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리고 핵점포의 형태로 관광객들을 이끈다. 비결은 스웨덴 로컬푸드를 고집한다는 것인데, 지역 특산물을 식재료로 들여와 청결을 원칙으로 요리한다. 이 덕분에 시장 앞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처럼 전통시장은 지역의 맛, 역사,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정부가 지역문화와 융합한 시장별 ‘1시장 1특색’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의 정책적 시도는 지난 주말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14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도 구현됐다. 이번 박람회는 ‘사는 것이 행복한 스마트 전통시장’을 주제로 전국 124개 시장이 참가해 전통시장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품개발 특화형 ‘서울 약령시장’, 디자인혁신 특화형 ‘구미새마을중앙시장’ 등이 ‘1시장 1특색관’에 참여해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켰다.

중소기업청은 지난달 ‘개성과 특색 있는 전통시장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시장별 핵심 역량을 반영하는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우리 공단도 차별화와 특성화를 통해 전통시장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전통시장의 모습과 변화하고자 노력하는 상인들의 열정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엔 가족과 함께 전통시장을 방문해 보면 어떨까. 전통시장만의 매력과 맛, 멋, 삶의 향기를 느끼기 바란다.

임병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임이사
#전통시장#임병재#관광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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