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협회 “한국인 음주량 생각보다 적어”… 진실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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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年소비량 9.16L 추산… WHO 통계는 1인당 12.3L

“한국이 ‘음주 대국’이란 이미지는 사실과 다르다. 실제로는 세계 평균보다 덜 마신다.”

한국주류산업협회가 2012년 주류 출고량과 수입량 등을 근거로 한국인의 음주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협회가 추산한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9.16L다.

2011년 1인당 알코올 소비량(9.20L)보다 약간 줄었고 2007년(9.48L)에 비해서는 3.4% 감소했다. 소주 등 증류주의 1인당 소비량이 6.07L로 가장 많았고, 맥주(2.01L)가 뒤를 이었다. 1년에 소주 63병(1병 360mL), 맥주 101병(1병 500mL)을 마시는 셈이다. 협회는 국세청에 신고된 주류 출고량과 수입량으로 계산한 공식 소비량(9.12L)에 해외 여행객의 면세 주류 반입량 등 비공식 소비량(0.04L)을 더해 추산했다.

이런 조사 내용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2008∼2010년 음주 소비량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와 차이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WHO는 한국의 알코올 소비량이 1인당 12.3L라고 밝혔다. 협회 조사보다 1인당 3L 이상 많다. 194개 회원국 가운데 15위 수준으로 알코올 소비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협회가 추산한 술 소비량을 WHO 통계에 대입하면 50위에 그친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공식 알코올 소비량을 근거로 34개국 중 22위라고 밝혔다.

주류산업협회와 WHO의 조사 결과가 차이 나는 이유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소비량을 서로 다르게 봤기 때문이다. WHO는 공식 소비량을 9.8L, 비공식 소비량을 2.5L로 추정했다. 협회의 추정(0.04L)과 크게 차이 난다. 이에 대해 협회는 “WHO는 한국의 비공식 소비량을 전체 알코올 소비의 20% 정도로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봤다”며 “오히려 국내에선 정부가 엄격히 관리해 술을 밀수하거나 불법으로 만드는 경우가 없어 비공식 소비가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집에서 술을 먹는 외국과 달리 단체로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한국에선 마시지 않고 버려지는 양도 상당해 실제 소비량은 추산치보다 더 적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한국주류산업협회#한국인 음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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