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철강, 터널 끝 보일락말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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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내수시장]
조선, 수주 증가세 꺾여 다시 찬바람… 해운, 경기반등 조짐 아직 안보여
철강, 조선-건설업 침체가 발목잡아

국내 경기가 조금씩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 해운, 철강업계는 불황의 터널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조선 및 해양 전문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191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로 1월 473만 CGT, 2월 415만 CG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달 초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802만 CGT로 지난달 초(1억1010만 CGT)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4월 이후 지속되던 수주잔량 증가세가 1년 만에 꺾인 것이다.

1, 2월 ‘수주 훈풍’에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던 국내 조선업계도 지난달엔 총 13척, 43만 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1분기(1∼3월) 누적 수주량에서도 지난달 105만 CGT를 수주한 중국에 다시 1위 자리를 뺏겼다.

해운업계는 더 심각하다. 벌크선 운임의 기준이 되는 발틱운임지수(BDI)가 8일 기준 1186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던 지난해 평균(1208)보다도 낮아졌다. 2010년 기준 평균 BDI는 2758이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업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얘기가 들려오지만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글로벌 해운업계는 ‘P3 네트워크’, ‘CKYHE’, ‘G6’ 등 국제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등 원가절감을 통한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철강업계는 조선업과 건설업의 장기침체가 여전히 걸림돌이다. 조선업이 활황이던 2000년대 중반 후판 가격은 t당 180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110만 원대 수준이다. 철근 가격도 5, 6년 전 t당 100만 원을 넘나들다 지금은 60만 원 밑으로 떨어져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철강 생산설비 감축을 발표했지만 이미 폐쇄했거나 생산이 중단된 노후 설비가 대부분이어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불황에 중국산 수입이 늘어나면서 판재의 경우 2010년의 2배가 넘는 재고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조선#해운#철강#내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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