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봄의 불청객 춘곤증, 심할땐 다른질병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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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에 따른 진단 및 예방법

봄철 춘곤증은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각종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냉이, 달래, 쑥, 도라지 등 봄채소에 들어 있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면 피로 해소와 신진대사 증진에 효과적이다. 동아일보DB
봄철 춘곤증은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각종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냉이, 달래, 쑥, 도라지 등 봄채소에 들어 있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면 피로 해소와 신진대사 증진에 효과적이다. 동아일보DB
직장인 이진호(가명·27) 씨 에게 봄은 피하고 싶은 계절이다. 20년째 시달리고 있는 알레르기 비염에 2년 전 직장에 자리를 튼 이후부터는 심한 졸림증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 씨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부터 낮 12시에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적어도 오후 2시까지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온다”며 “매번 똑같은 증상이 반복되니 심각한 병이 아닌가 싶어 걱정될 정도다”고 하소연했다.

3월 들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이 씨처럼 주간 졸음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쁜 일상생활 중에 갑자기 쏟아지는 졸음은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뿐만 아니라 운전 시 교통사고나 산업재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흔히 춘곤증이라 불리는 이 증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증세지만 한 달가량 지속될 경우에는 다른 질병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체적, 사회적 변화가 춘곤증 부른다


춘곤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기온 상승으로 인한 말초혈관의 확장과 교감신경계의 이완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겨울철에 비해 활동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에너지 요구량도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자연스레 ‘수면’이라는 전략을 취하게 되고 졸림을 느끼게 된다는 것. 또 일조량이 늘어나서 잠자는 야간 시간이 겨울철에 비해 줄어든다는 점도 주간 졸림의 원인으로 꼽힌다.

봄이 ‘변화’의 계절이라는 점도 춘곤증을 심화시키는 원인. 조비룡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3월이 되면 입학, 승진, 부서 이동 등 업무 환경 변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상이 바뀐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밖에 없고, 과로까지 겹칠 때 춘곤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춘곤증을 일종의 사회적인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춘곤증은 일시적인 증상일 뿐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소된다. 하지만 춘곤증 환자 10명 중 1명꼴로는 만성 질환과 연관된 졸음을 느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피곤함이 동반되는 질환은 갑상샘(선) 질환, 당뇨병, 빈혈, 암 등이다.

조 교수는 “피로가 갈수록 심해지고, 휴식을 취해도 전혀 좋아지지 않는다면 단순 춘곤증이 아닐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 등 수면장애가 춘곤증의 원인일 수도 있다. 수면장애 환자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양질의 수면량이 부족하다. 가령 똑같이 7시간을 잔다고 해도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은 3분의 1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폐쇄된 기도를 넓혀주는 치료나 수면 시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상기도 양압기 치료 등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도 한다.

충분한 영양 보충으로 춘곤증 극복하자

사실 가벼운 춘곤증은 충분한 영양소 보충을 통해서도 해결할 수 있다. 비타민 B, C가 충분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되 돼지고기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피로 해소와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C는 냉이, 달래, 쑥, 취나물, 도라지 등 봄철 채소와 신선한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봄나물은 겨울철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데 좋아 원기를 회복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 에너지 생산을 위한 대사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비타민 B1, B2, B6, B12, 판토텐산 등은 현미, 율무, 통보리 등 도정하지 않은 곡식류와 생선, 우유, 계란 노른자, 말린 버섯, 호두나 잣 등의 견과류, 콩, 녹황색 채소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또 끼니 때마다 다시마, 미역, 톳나물, 파래, 김 등 해조류를 곁들여 먹어도 미네랄 섭취를 도와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졸음을 쫓기 위해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커피 등 카페인 섭취를 늘리는 건 만성 춘곤증 극복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의중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카페인 음료는 각성효과가 있어 단시간에 졸음을 쫓는 데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한두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이뇨 작용으로 인한 탈수와 지나친 각성을 불러와 오히려 야간에 깊은 잠을 자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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