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연구 세계적 석학들 “건강 최대의 적은 비전염성 질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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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고치면 건강 신체나이 젊어진다]
29일부터 열리는 ‘글로벌 헬스 콘퍼런스’ 프리뷰

생활습관 고치면 건강 신체나이 젊어진다
‘29∼31일 전 세계 건강증진 전문가들의 시선이 대한민국 서울을 주목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세계 각국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의 장이 서울에서 펼쳐진다. 보건복지부는 한국건강증진재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정책센터 공동 주최로 29∼31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글로벌 헬스 콘퍼런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적인 건강증진 전문가, 정책 개발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건강수명 연장에 악영향을 주는 주된 원인인 비전염성 질환(NCDs)과 음주 흡연 비만 등 주요 질병 부담요인의 심각성과 대응책을 모색한다.

비전염성 질환이란 암 당뇨병 심혈관질환처럼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지 않는 병을 아우르는 말로 흔히 만성질환이라고도 불린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비전염성 질환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전체의 66%인 3600만 명에 이르렀다. 2000년에 비해 무려 60%나 증가한 수치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비전염성 질환을 앓다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음주, 흡연, 잘못된 식습관으로 비전염성 질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12년 WHO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대부분이 10년 이상 병에 걸려 고생하다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열리는 기조행사(Plenary)에서는 질병부담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 3명이 음주 흡연 비만 등 건강수명 연장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의 심각성에 대해 심도 깊은 강연을 펼친다. 첫 번째 강연을 맡은 마지드 에자티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한국인이 질병에 시달리게 되는 원인 1위는 음주, 2위는 흡연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자티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질병부담 요인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WHO가 조사한 1990년대 질병 위험요인 1위는 저체중 아동이었다. 하지만 2010년 같은 조사에서는 고혈압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높은 체질량지수(BMI) 역시 20년 만에 11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

에자티 교수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몸무게와 혈당량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지적한다. 그는 “비만인구가 증가한 것은 서구적인 식습관이 퍼진 탓이 크다. 비만은 심·뇌혈관 질환, 당뇨병 등 비전염성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알코올과 염분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날 위르겐 렘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알코올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인의 건강수명에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것. 알코올은 한국인이 질병을 겪게 되는 원인 중 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한 측정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알코올의 폐해가 한국인에게 특히 심하다는 것이다. 일본과 비교해도 3배 더 위험했다. 렘 교수는 “주류 소비가 자유로울수록 알코올성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남성이 알코올에 훨씬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흡연으로 인한 비전염성 질환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발표도 이어진다. 사이먼 채프먼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호주의 강력한 흡연 규제정책을 설명하며 금연교육과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국민이 음주 흡연 등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건강수명에 미치는 심각한 악영향을 인식하길 바란다”며 “앞으로 흡연 경고그림 부착, 공공장소 음주금지구역 지정, 주류광고 규제 강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글로벌 헬스 콘퍼런스#비전염성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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