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신석호]워싱턴의 한국 대학생 인턴 찬가

동아일보 입력 2013-09-02 03:00수정 2013-09-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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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호 워싱턴 특파원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 대학생 인턴을 처음 만난 것은 부임한 지 딱 5일째가 되던 지난해 12월 19일이었다. 신년 특집 시리즈 인터뷰 첫 회를 위해 워싱턴 시내에 있는 미래학자 제롬 글렌 박사의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문 앞에 나와 기자를 반갑게 맞아 준 사람은 한양대 경제학과 재학생인 연소윤 씨(22)였다.

연 씨는 한국 대학생 미국 현지 인턴 프로그램인 ‘웨스트’ 9기로 지난해 4월 워싱턴에 와 글렌 박사가 운영하는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후 워싱턴 한국대사관에서 두 번째 인턴을 하다 지난달 귀국한 연 씨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전문직업인의 세계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 씨를 시작으로 워싱턴의 싱크탱크 등 중요 출입처 대부분에서 한국에서 온 대학생 인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한미 양국 정부가 운영하는 웨스트 프로그램 외에도 아산정책연구원과 아산나눔재단이 공동으로 설립한 ‘아산서원’은 올해 벌써 3기째, 총 100명에 가까운 한국 대학생들을 워싱턴에 보냈다.

아산서원 1기 인턴으로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근무한 서강대 경제학과 강완섭 씨(26)는 4월 귀국하면서 “워싱턴은 정말 기회로 가득 찬 땅이고 새로운 사람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라는 감상문을 e메일로 보내왔다. 그는 부활절에 교회에 가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만나 악수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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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동안 웨스트 프로그램 탈북자 특별전형을 통해 이곳에 체류했던 탈북 대학생 10명이 미국 사회에 정착해 가는 과정을 지켜본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한 대학생은 “평소 미국이 북한 인권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관련 세미나마다 자리를 채우는 미국인들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들과 인연을 맺은 미국 인사들도 한결같이 한국 젊은이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웨스트 프로그램의 워싱턴 코디네이터인 짐 켈만 씨는 “한국 대학생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찾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워싱턴 현지 직원인 션 사일러 씨는 “하루 종일 힘든 인턴 업무를 수행하고도 도시를 여행하고 새로운 친구를 찾는 데 열심”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웨스트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폴 토머스 씨는 5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웨스트는 두 나라를 더 가깝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웨스트에 참여하는 젊은 대학생들은 장차 미국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진 한국의 지도자들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생활에 푹 젖어 들어가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기자도 같은 생각을 했다. ‘나도 젊은 시절 이들과 같은 경험을 했더라면 그 뒤 인생의 외연이 얼마나 더 넓었을 것인가’ 하는 부러움은 ‘젊은이들의 교류는 환갑이 된 한미동맹이 새로운 60년을 향해 뻗어 나가도록 할 인적 자원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는 든든함에 이르렀다.

이런 근거로 올해 5월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웨스트 인턴 프로그램을 5년 더 연장 시행하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현재 3개월인 인턴들의 현지 체류 기간을 내년부터 4개월 보름으로 연장하기로 한 아산서원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토머스 씨가 동아일보에 밝힌 5년 대계(大計)도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다가올 5년 동안 웨스트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표는 미국인을 한국에 보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미국인이 4, 5개월 동안 한국어를 배우고 최장 1년 동안 한국 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여행하도록 하는 거지요. 많은 미국인이 한국의 문화와 사회, 기업 환경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양국에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석호 워싱턴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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