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 물집에 고열… 해열제 안 들으면 의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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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불청객’ 5세 이하 영-유아 수족구병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침 가래 등을 통해 호흡기로 옮겨진다.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면 예방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침 가래 등을 통해 호흡기로 옮겨진다.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면 예방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여름에는 바이러스도 움츠렸던 상태에서 벗어나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더 왕성하게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일수록 전염성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어린이들에게서 집단 발병하기 쉬운 대표적 질환은 수족구병이다.

○ 물집과 고열 동반되면 수족구병 의심

‘수족구(手足口)병’이란 이름은 손과 발, 입에 물집과 작은 종기가 생기는 게 특징이다. 주로 5세 이하의 소아에게서 발생한다. 보통 4∼6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수족구병을 옮기는 바이러스는 ‘콕사키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이라고 불리는 장(腸) 바이러스다. 보통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를 통한 분비물이나 대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물집에서 나오는 진물과 닿아 옮겨가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는 몸속에 들어오면 장 점막을 통해 혈액을 타고 몸 곳곳으로 돌아다닌다. 뇌에 침투하면 뇌수막염을, 간에는 간염을, 심장에는 심근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피부에 침투했을 때 일으키는 게 수족구병이다.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린 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입 주위에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며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어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물집은 입술이나 볼 점막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발생하는 때가 많지만 혀나 입천장 잇몸 등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등과 발등에도 물집이 잡히는 것도 특징의 하나이다. 주로 손가락 사이나 발가락에 나타난다. 처음엔 붉고 평평한 종기가 작게 생기지만 점점 물집으로 변해간다. 영아는 몸통과 허벅지 엉덩이에도 생길 수 있다. 수포는 쌀알 크기의 타원형이며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 터지지는 않고 2, 3일이 지나면 없어지며 흉이 남지 않는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물집과 함께 고열이 동반되는 때가 흔해 간혹 해열제를 먹어도 잘 듣지 않는다”며 “심해지면 경련이 동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대개 저절로 낫지만 심하면 병원 찾아야

수족구병을 치료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병으로 인해 나타난 증상은 대부분 3∼7일 안에 사라지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낫는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증상이 심하면 입 안이 아파 음식이나 물을 먹지 못하고 탈수나 쇼크 탈진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가 이 병에 걸리면 사망할 개연성까지 있다. 만약 병에 걸린 영유아가 갑자기 팔다리가 가늘어지면서 힘이 없는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이는 우선 몸을 편하게 해주는 게 좋다. 특히 입속에 물집이나 궤양이 생겨서 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부분 마취제를 뿌려줘서 통증을 낮춘 뒤 미음 같은 유동식을 권하는 게 좋다. 먹는 음식 양이 심하게 줄었다면 병원에 입원해 정맥으로 수액을 충분히 공급해서 탈수 현상을 예방해야 한다.

모든 바이러스는 그 자체를 차단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책이다. 수족구병도 마찬가지다. 김동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까지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며 “외출했을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집에 돌아온 뒤에는 소금물 양치를 하는 한편 물을 끓여 먹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청결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다녀온 뒤 손을 철저히 씻도록 해야 한다. 만약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생기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집에서 쉬도록 권유해 격리를 잘해야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집에서도 다른 형제나 자매들에게 병이 옮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아이들의 손이 닿는 장난감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필수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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